[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6명이서 해냈다는 것만으로도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NCT 127(엔시티 127)의 네 번째 단독 콘서트 ‘엔시티 127 4TH 투어 ‘네오 시티 – 더 모멘텀’이 지난 18~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포문을 열었다. 이번 서울 콘서트는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 2일간 총 3만 7000명의 시즈니(팬덤명)와 만났다.
약 3시간 러닝타임 동안 총 27곡을 소화한 이들은 쩌렁쩌렁한 라이브에 9년차의 여유가 묻어나는 퍼포먼스로 ‘공연의 신’ 수식어를 입증해냈다.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자리를 비운 태용, 재현과 지난해 그룹을 탈퇴한 태일의 빈자리에도 6인으로 엔시티 127의 자신감을 여실히 확인할 수 있었던 공연이었다.
◇ 쩌렁쩌렁한 라이브에 여유 넘치는 퍼포먼스까지, 고척돔 찢었다
서울 공연 마지막 날인 19일 오후 5시, 위기에 맞선 전투에 나서는 웅장한 오프닝 VCR과 함께 등장한 엔시티 127은 첫 무대 ‘가스’로 강렬한 포문을 열었다. 뿌연 연기와 함께 영상에서 튀어나온 듯 전투복을 입고 등장한 멤버들은 뜨거운 떼창과 댄서 군단과 함께 압도적인 무대를 펼쳤다.
이어 ‘패스터’와 ‘질주’로 뜨겁게 달아오르는 분위기에 가속도를 붙였다. 16M 길이의 거대한 리프트 퍼포먼스가 돋보인 ‘스카이크래퍼’, 화려한 레이저 퍼포먼스가 시선을 사로잡은 ‘체인’까지 초반부터 압도적인 스케일의 무대로 뜨거운 함성을 자아냈다.
도영은 “이 큰 장소를 우리가 가득 채웠다는 게 꿈만 같은 일이다”이라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포부를 담은 공연”이라고 이야기했다. 해찬은 “저희는 멋없는 무대 안 한다”며, 이전에 도영이 한 말을 강조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감미로운 보컬이 돋보인 ‘디자이너’ ‘오렌지색 물감’ ‘터치’부터 오랜만에 선보이는 ‘노클루’ ‘프라이시’ ‘레귤러’ ‘스티커’까지 쉴 틈 없는 공연을 이어갔다.
이어 ‘위플레시’ ‘레모네이드’ ‘레인 드롭’부터 ‘영화처럼’ ‘윤슬’ ‘나의 모든 순간’까지 각 곡에 맞춘 다채로운 무대 연출로 무대의 몰입도를 높였다. 공연의 막바지, 도영의 고음이 인상적인 ‘파’에 이어 히트곡 ‘영웅’ ‘팩트체크’이 나오자 현장 열기는 최고조가 됐다. 도영은 “오늘 떼창 미쳤다”며 감탄했다. 반주 없이 라이브로 ‘삐그덕’을 선보이기도 했다.
◇ 6인으로도 꽉 채운 엔시티 127, 재현 깜짝 등장까지
앙코르 공연으로 엔시티 127은 ‘삐그덕’ ‘사랑한다는 말의 뜻을 알아가자’ ‘드림스 컴 트루’ ‘다시 만나는 날’을 연달아 선보이며 시즈니와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
쟈니는 “어떻게든 우린 여기까지 왔고 여러분과 함께 이자리에 있고 계속 나아가는 엔시티 127이 되어가고 있는게 느껴진다”고 공연을 마친 소감을 말했다. 해찬은 “이번 공연이 저희 멤버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공연이었고 개인적으로도 많이 떨리고 걱정되는 공연이었는데 역시나 언제나 그랬듯 형들 덕분에 무사히 공연을 만들 수 있었다”며 “앞으로의 엔시티 127 모습을 감히 예상할 순 없지만 적어도 저는 늘 하던 대로 열심히 최선을 다할 거다. 여러분도 저희 옆에서 응원하고 달려가 주셨으면 좋겠다. 엔시티 127에게 시즈니는 너무나도 큰 힘이다”라고 팬들에 대한 애정을 말했다.
마크는 “멤버들과 ‘무대만큼은 폼 떨어지지 말자’는 말을 했었고 그런 모습을 보여 드리려 노력했다”며 “너무나도 힘든 순간에도 우릴 이끌어주고 있는 도영이 형이 ‘우린 멋없는 무대 안 한다’고 해버려서, 우리도 그 타이틀에 걸맞은 팀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유타는 “엔시티가 정말 많은 일이 있는 팀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사랑해줘서 고맙다”며 “팀의 의미와 나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불안함이 많이 있었지만 6명이서 무언가를 해냈다는 것만으로도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했다.
정우는 “웃는 여러분을 보며 잘 살아오고 있구나 느꼈다”며 “127로서 앞으로의 방향성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127은 영원할 거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도영은 “’영웅’ 무대를 하면서 뒤에서 멤버들을 보는데 너무 멋있더라. 웃으면서 즐기고 있더라. 이 사람들이랑 무대를 한다면 오래오래 겁 없이 음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멤버들에게 고맙고 계속 공연을 할 수 있게 해준 시즈니에게도 고맙다”며 “정말 오래 무대 하고 싶으니 우리 오래오래 좋아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VCR 영상도 몰입도를 높였다. 함정에 빠진 엔시티 127이 자신들의 추진력과 서로가 서로의 원동력이 되어 진정한 원팀으로 거듭나는 서사를 드라마틱하게 펼쳐냈다. 정우는 “영화처럼 보이게끔 VCR을 찍었다”고, 도영은 “돈 많이 썼다. 대표님이 오셨는데 더 많이 써달라”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쟈니는 “이 공연 정말 영화 같았다”고, 마크는 “넷플릭스 볼 게 없을까봐 준비했다”고 이번 공연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마지막엔 군복무 중인 재현이 깜짝 등장하는 마지막 쿠키 영상까지 시선을 붙들었다.
한편 엔시티 127은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자카르타, 방콕, 덜루스, 뉴어크, 토론토, 로즈몬트, 샌안토니오, LA, 오사카, 타이베이, 후쿠오카, 나고야, 마카오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글로벌 행보를 이어간다. 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