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봉준호 감독이 개봉일 변동 이유에 대해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에서 열린 ‘미키17’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개봉일 변동은 나도 정말 흥미로웠다. 내 영화 중에 개봉 일정 변경이 안 된 영화가 한 번도 없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개봉일을 변경하며 배급사들의 고민이 컸다. 이번엔 유난히 주목을 받아서 그런지 관심이 더 큰 것 같다. 할리우드 상황도 그렇고 많은 할리우드 영화들이 개봉일이 바뀌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잡한 상황이 엮여 있었다. 재편집을 하거나 재촬영을 하지는 않았다. 감독 최종권으로 계약이 되어있던 작품이다. 워너브러더스도 나를 존중해줬다. 여러 외적인 요인 때문에 변화가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개봉하게 돼 기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미키 17’은 봉준호 감독이 2019년 ‘기생충’으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 포함 4관왕을 차지한 이후 내놓는 첫 작품이다.
영화 ‘미키17’은 원작 소설 ‘Mickey7’(에드워드 애슈튼 저)을 기반으로 한 작품으로, 클론 인간과 생존이라는 독특한 주제를 탐구한다. ‘미키17’은 미래를 배경으로 얼음 행성을 식민지화 하기 위해 파견된 인간 탐험대의 일회용 직원 ‘익스펜더블(복제 인간)’의 이야기를 그린다. 익스펜더블이 된 ‘미키’는 17번 새롭게 프린트 되고, 17번째 미키가 죽은 줄 알고 프린트 된 18번째 미키와 17번째 미키가 만나게 된다는 게 영화 골자다.
봉준호 감독은 “주인공이 불쌍하다. 미키의 직업 자체가 반복적으로 죽어야 한다. 죽을 가능성이 높은 임무를 받는다. ‘미키17’은 열 일곱번 죽었다는 뜻이다. 죽을 때마다 새롭게 출력이 된다. 기존의 클론과는 상당히 다르다. 프린트에서 서류 뽑든 인간이 출력된다. 그 자체가 비인간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원작 소설 ‘미키7’인데 핵심 콘셉트도 휴먼 프린팅이었다. 매번 출력되는 분이 로버트 패틴슨이다. 이 분이 출력된다고 생각하면 보기만해도 가슴 아프다. 극한에 처한 노동자 계층이다. 계급의 문제도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다고 본다. 영화가 거창하게 계급간의 투쟁을 다룬다는 정치적인 깃발을 다룬 것은 아니고, 미키가 얼마나 불쌍한지, 어떻게 힘듬을 헤쳐나가는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재밌지 않을까”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작은 7번 죽이는데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더 일상적으로 더 다양한 죽음을 통해, 출장을 10번 더 나가 노동자의 느낌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키 17’은 오는 2월 28일 한국에서 최초 개봉한 후, 3월 7일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개봉한다.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