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앙상블의 ‘시라노’ 환영식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지난 13일 열린 제9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는 앙상블을 ‘수십 개 목소리로 하나의 감동을 선사하고, 장면의 모든 걸 완성하는 배우들’이라고 소개했다. 그래서 앙상블을 ‘갓상블’이라고 부른다.
모든 작품에서 앙상블이 뿜어내는 에너지는 극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이들의 열정은 무대 뒤에서도 이어진다.
최근 각종 SNS에서 뮤지컬 ‘시라노’의 무대 뒷모습이 화제다. 1막 마지막 넘버 ‘홀로’를 혼자 부른 후 대기실로 들어오는 ‘시라노’를 ‘가스콘(앙상블)’이 맞이한다. 이들은 ‘시라노(조형균·최재림·고은성)’를 누구보다 열렬히 환영한다. 양손으로 꽃길을 만드는 등 매회 다른 방식으로 말이다.
대기실 길목에 이들이 없으면 허전할 정도다. 조형균은 “처음엔 친하니까 그냥 ‘쇼’하는 줄 알았다. 그러던 어느 날 점점 레퍼토리가 떨어졌는지 아무도 없는 것이다. 있다가 없으니까 섭섭했다. 쿨한 척하며 (대기실) 방으로 들어서는 순간 나를 기다리고 있던 배우들을 만났다”고 서프라이즈 현장을 전했다.
어느 순간부터 ‘시라노’를 기다리는 ‘가스콘’의 환영식은 하나의 문화가 됐다. 조형균은 앙상블에 대해 “자존감 지킴이들”이라며 “2막을 준비하면서 쉬어야 할 시간이다. 매번 문 앞 모니터로 ‘홀로’를 들으며 같이 기다린다고 한다. 이들도 힘들 텐데, 배우들의 진심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공연 중 관객들의 시선은 중심인물의 동선을 쫓는다. 간혹 눈에 띄는 앙상블이 있다고 해도, 이들이 주인공을 제치고 돋보이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앙상블의 감초 같은 활약이 없다면 작품은 완성되지 않는다.
‘잘되는 집은 다르다’고 한다. ‘시라노’는 개막 후 예매율 최상위권을 고수하며 성황리에 공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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