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거기에 요리까지 섭렵했다. 그야말로 ‘만능캐’ 도경수다. 뛰어난 외모, 누구나 좋아할만한 매력을 갖췄음에도 보이지 않았던 점이 있다. 바로 ‘멜로 눈빛’이다.

한 여자를 향해 직진한다. 눈은 이글이글 타오른다.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말없비‘의 ‘킥(Kick, 한 방)’이다. ‘이글아이’를 장착한 도경수는 ‘말없비’로 멜로 장르에 처음으로 도전했다.

‘말없비’는 피아노 천재 음대생 유준(도경수 분)이 캠퍼스의 오래된 연습실에서 신비한 곡을 연주하던 정아(원진아)를 우연히 만나 시작하게 되는 사랑을 그린다. 동명의 대만 원작은 국내에서 2008년 개봉 당시 대만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판타지 로맨스물의 정석으로 불린다.

원작의 주인공인 주걸륜의 존재감이 상당하지만, 한국판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 주인공 유준 역을 맡은 도경수는 자신의 강점으로 차별점을 만들어냈다. 영리한 선택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소년미 넘치는 얼굴과 동그랗고 맑은 눈빛은 첫사랑의 감정을 떠오르게 만든다. 특히 원작과 달리 사랑하는 여자를 향해 돌진하는 도경수와 깊은 감정선을 담은 눈빛은 그의 연기적 스펙트럼을 확장시켰다.

최근 인터뷰에서 “주걸륜은 주걸륜이고 도경수는 도경수다”라고 입을 연 그는 “한국판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는 적극적으로 대시하고 사랑을 하는 도경수를 보실 수 있을 거다”라고 자신했다.

천재 피아니스트인 주인공의 연주 장면은 원작의 백미다. 반전은 도경수가 피아노의 문외한이라는 것. 그럼에도 작품에 출연한 이유는 그의 도전의식을 자극해서다.

도경수는 “전작인 ‘더 문’ 촬영을 끝내고 바로 크랭크인을 해서 3주 밖에 시간이 없었다. 집에 방음부스를 설치하고 피아노를 사서 연습했다”며 “3주로는 피아니스트를 따라갈 수 없더라. 몸짓이라도 구연해보려고 했다. 지금은 피아노 중고로 팔았다”며 웃었다.

도경수는 2014년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로 배우로 데뷔한 이후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 영화 ‘형’, ‘신과 함께’ 시리즈, ‘스윙키즈’, ‘더 문’ 등에 잇따라 출연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아이돌 출신 중 가장 성공한 남자 배우 중 한명으로 꼽힌다.

연기 뿐만 아니라 한식요리사 자격증을 보유할 정도로 훌륭한 요리 실력으로 최근엔 나영석 PD의 tvN 예능 프로그램 ‘콩 심은 데 콩나고 밥 먹으면 밥심 난다’(콩콩밥밥)을 통해 구내식당까지 운영하고 있다.

만능 엔터테이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도경수는 “연기할 때도 음악 할 때도 늘 도전의 마음이다. 새로운 걸 찾아가는 과정이 즐겁다”고 일의 원동력을 말했다.

현재는 영화 ‘조작된 도시’(2017)의 드라마판 리메이크 버전인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각도시’를 촬영 중이다. 이 역시도 악역을 도전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그는 “지금까지 저도 처음해보는 연기를 한 거라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부분을 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jayee212@sports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