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풍운아와 풍운아가 만났다. 개인적으로 절친이기도 하다. 이제 어린 선수를 키우기 위해 힘을 합친다. 최익성(53)과 최향남(54)이 주인공이다. 장소는 대구광역시 군위군이다.
지난달 7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선수모집게시판에 공지가 올라왔다. 대구 군위 야구사관학교 U-18 선수 모집 공고다. 최익성 단장이 이끄는 팀이다. 베이스볼 클럽(BC)으로 운영한다. 중학교팀과 고교팀을 꾸린다.
일단 시설이 좋다. 군위야구장은 전국 최고 수준의 시설을 자랑한다. 야구장 두 면이 있고, 라이트 시설도 갖췄다. 실내 연습장도 있다. 웨이트 시설도 완비했다.
최익성 단장이 여기 둥지를 틀었다. 그리고 친구와 함께하기로 했다. 주인공은 최향남 전 상무 코치다. 총괄감독을 맡는다. KBO리그에서 현역으로 뛰던 시절부터 친했다. 커리어 대부분을 다른 팀에서 보냈지만, 코드가 맞았다. 경기도 화악산에서 비시즌마다 함께 훈련하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 어린 선수를 키우기 위해 나섰다. 최익성 단장은 이미 10년 넘게 ‘야구사관학교’라는 이름으로 후배를 지도하고 있다. 이번에는 군위로 향했고, 상무 코치에서 물러난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친구도 흔쾌히 받았다.
최익성 단장은 “나는 13년째 야구사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최)향남이는 현장에서 지도자로 있었다. 우리 둘이 친하다. 역사와 전통이 있다고 할까. 한번 제대로 뭉쳐보기로 했다”며 웃었다.
이어 “군위에서 중학교, 고등학교 팀을 동시에 창단하려고 한다. 선수를 모집하고 있다. 베이스볼 클럽(BC)이다. 우여곡절이 많았으나 다 넘어섰다. 경기에 나갈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중학교는 3~4월부터, 고교는 봉황대기부터 대회에 나설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친구 최향남에 관해서는 “내가 천군만마를 얻었다. 내가 대표를 하면 향남이가 감독을 맡을 수 있다. 둘다 지도자로 할 경우 내가 야수 총괄을 하고, 향남이가 투수 총괄을 맡을 수 있다. 딱딱 맞아떨어진다”고 강조했다.
최향남 총괄감독도 받았다. “나나 (최)익성이나, 어렵게 프로 생활한 것도 맞다. 나도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익성이는 더 특이했다. 나보다 더 독한 사람이다. 계속 연락하면서 어떤 일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고 짚었다.
이어 “멀리서 보기만 했다. 잘되기만 바라고 있었다. 이번에 연락이 왔더라. 나도 함께하게 됐다. 시설을 보니 너무 마음에 들더라. ‘선수들과 재미있게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포커스는 학생들에게 맞춰야 한다.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을 잘 만들어줘야 한다. 군위에 갔더니 시설이 정말 좋더라. 이제 우리가 얼마나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고, 시간 할애를 하느냐에 달렸다. 선수들에게 무언가 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최적의 장소다”고 부연했다.
BC는 엘리트 체육과 살짝 차이가 있다. 전국고교야구대회에 나가는 것은 같지만, 실력 차이는 존재한다. 대신 최익성-최향남 듀오는 “그래서 더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최익성 단장은 “제도권 안에서 하면 장점도 있겠지만, 단점도 있다. 밖에서 하면 또 단점도 있지만, 장점도 있다. 자유롭게 가르치려고 한다. 억누르지 않으려 한다. 우리만의 무언가를 만들고자 한다. 사실 BC가 잘돼야 한다. 기존과 다른 방향으로 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최향남 총괄감독 또한 “BC라고 하지만, 과거와 다르다. 우리 팀은 프로 출신 지도자가 있고, 투수 파트와 야수 파트 나눠서 할 수 있다. 환경도 좋다. 열정만 있으면 못할 것이 없다”고 짚었다.
또한 “명문고에 있으면 내부 경쟁은 필수다. 여기 온다면 최대한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을 누릴 수 있다. 우리도 옆에서 관심을 계속 보일 수 있다. 학교 이름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옮기는 학생이 나올 것이다”고 덧붙였다.
최익성 단장은 “나와 향남이는 BC에 가장 잘 맞는 사람인지도 모른다”고 했다. 현역 시절부터 지금까지 ‘아웃사이더’로 불린다. 밖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믿는다.
새로 팀을 만드는 것부터 만만치 않다. 팀을 꾸리고, 대회에 출전하고, 성과까지 내려면 더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군위야구장이라는 좋은 시설이 있기에 더욱 그렇다. 최익성-최향남이 ‘반란’을 꿈꾼다. 못할 것도 없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