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황가람이 ‘유퀴즈’의 두 ‘자기’들을 울리는 인생사를 공개했다.

‘나는 반딧불’로 빌보드나 멜론 등 국내외 차트를 휩쓴 가수 황가람은 5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MC 유재석과 조세호의 눈에서 눈물을 쏟게 했다.

황가람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노래하고 있는 황가람”이라는 인사말과 함께 녹화장에 입장한 화ㅏ가람은 14년차 가수 마흔 한 살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어린 시절부터 쉽사리 풀리지 않게 꼬여갔던 자신의 과거를 풀어놓았다.

황가람은 “7살부터 중학교때까지 태권도 선수를 하다가 다리가 네 동강 나는 부상으로 통 깁스를 1년 반 동안하게 되었다. 운동을 계속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다친 김에 노래도 좋아한 김에 가수를 하게 되었다”며 운동 선수에서 가수를 꿈꾸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음악 하면 홍대에 가야한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가기 전에 불가마에 자수정 붙이는 막노동을 해서 몫돈 200만원을 마련해서 상경했다. 하루에 만원씩 쓰면 되지 않을까 해서 홍대놀이터 중심에서 버스킹을 했는데 마이크 없이 멀뚱멀뚱 서 있다가 누구와 눈이 마주치면 갑자기 노래 시작하고 그랬었다”며 막연하게 시작한 서울 살이를 이야기했다.

이어 “하루에 만원만 써야하는데 더 많이 쓰게 되고 빨리 돈이 나갔다. 낮에 그냥 홍대놀이터에서 잤다. 그렇게 있으면 무슨 일이 생길 줄 알았다. 10대 때 솔직히 말하면 그런걸 완전히 기대했는데 아무일도 벌어지지 않았다”며 쉽지 않은 생활들을 떠올렸다.

또한 “너무 춥다보니까 찜질방에 가자 생각해서 갔는데 6천원할 정도로 비쌌다. 계단을 따라 옥상으로 올라가보니 굴뚝이 미관상 U자 형태로 땅으로 되어있는데 따뜻한 바람이 아래로 나와 밑에 박스 깔아놓고 자니까 안 알아죽겠다 싶어 거기서 자고 청소도구함 잠겨있는 화장실칸에 들어가서 자고 했다”며 147일 간 이어지게 된 노숙 생활의 시작도 두 MC들에게 들려주었다.

“노숙생활을 5개월 정도 하다보니 40kg대까지 살이 빠지고 옴이 옮아 온몸이 가려워 눈썹 밀고 털 다밀기도 했고 핸드폰도 다 끊기고 진짜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너무 춥고 그냥 엄청 소리내어 울었다. 다 포기하고 가고 싶은 마음도 들었는데 대차게 보여주겠다고 왔는데 이제 돌아가도 면목이 없다”며 힘든 생활을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갈 수도 없었던 이유를 밝혔다.

황가람은 “김밥천국 김밥이 천원이었는데 들고 가지 않고 앉아서 먹었다. 국물을 주니까 진짜 많이 리필해서 먹었다. 옆에서시켜먹는 제육덮밥 불고기 덮밥이 너무 먹고 싶었다”며 힘겨웠던 시절들이 계속 이어졌다고 말했다.

황가람은 화장품 임상시험, 알바, 식당 불판닦이, 택배 상하차, 휴대폰판매 대리점, 호객 행위, 노후경유차 매연 저감장치 영업, 호떡 장사, 전단지 알바, 우유 알바, 신문 알바 등 음악을 하기 위해 수많은 알바를 거쳤다.

노래 연습은 영등포역 육교나 서강대교 위에서 할 수 있었고 처음으로 자신만의 공간을 마련하게 된 것도 노래 연습을 할 수 있는 창고였다며 노래를 향한 열정만이 자신을 지탱하고 있었음을 이야기했다.

이어 황가람은 “그렇게 7년을 갈고 닦아 2011년에 데뷔해 100여 곡 이상을을 쓰기도 하고 보컬트레이너도 하고 KCM 달샤벳 프로듀싱도 하고, 가이드보컬, 코러스, 가이드보컬 등 다 해봐지만 이래도 안 되고 저래도 안 됐다”며 쉽게 풀리지 않던 가수의 길을 추억했다.

그러다 황가람은 “이제 그만해야 되나 생각이 들 때 ‘사랑과 우정 사이’를 불러 피노키오의 보컬 비공개 오디션에 합격해 이제 뭔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3개월 만에 코로나가 터지고 말았다”며 운 역시 따라주지 않았음을 아쉬워했다.

그러다가 만나게 된 곡이 중식이 밴드의 ‘나는 반딧불’이다. 황가람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알게 된 중식이 밴드의 부탁으로 커버를 하게 되었는데 가사가 나의 삶과 너무 닮아 있어 풀로 내 노래처럼 끝까지 불렀다”며 곡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곧바로 황가람은 “진짜 저 벌레 같다는 생각 많이 했거든요. 녹음할 때 많이 울었다”는 말고 함께 녹화장에서 기타 반주에 맞춰 ‘나는 반딧불’을 불렀다. 이 노래를 듣고 황가람의 사연에 몰입이 되어있던 조세호는 오열을 하기 시작했다.

조세호는 “이렇게까지 버틴다는 건 본인 아니고서는 모르는 건데 노래를 옆에서 노래를 들어니까 그간 이 분이 보낸 시간들이 얼마나 힘들었고, 얼마나 잘 버텨주셨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울게 되었다). 지금보다도 더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막 올라왔다”며 울먹이며 힘겹게 소감을 밝혔다.

황가람은 마지막으로 유재석의 요청에 홍대 놀이터에 있을 과거의 자신에게 “너무 오래 걸리니까 한 번만에 잘 되려고 하지 말고 너무 가치 있는 일은 빨리 되는 게 아니니까 더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며 인사말을 건넸다.

‘큰 자기’ 유재석 역시 황가람의 사연과 조세호의 오열에 “저도 눈물을 안 흘리려했는데 눈물이 나네요”라며 눈물을 훔쳤다.

스포츠서울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