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빅6’ 타이틀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리버풀, 아스널, 첼시, 토트넘 홋스퍼 등을 일컬어 빅6라 부른다.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함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노리는 가장 강력한 팀들을 묶은 표현이다.

실제로 이적전문매체 트랜스퍼마크트 자료를 보면 맨시티와 아스널, 리버풀, 첼시, 토트넘, 맨유가 나란히 선수 시장 가치 1~6위에 자리하고 있다.

최근 흐름을 보면 빅6는 해체되어도 무방한 수식어인 것처럼 보인다. 프리미어리그만 보면 2021~2022시즌 이후 6팀이 모두 상위권에 자리한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2022~2023시즌에는 오일 머니를 확보한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4위에 올랐고, 브라이턴 앤 호브 앤비언이 6위까지 도약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대신 토트넘은 8위, 첼시는 12위까지 추락했다.

지난시즌에는 애스턴 빌라가 4위에 자리하는 이변의 주인공이 됐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8위까지 내려가는 굴욕을 당했다.

이번시즌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23~24경기씩을 치른 현재 노팅엄 포레스트가 3위, 뉴캐슬이 6위를 달리고 있다. 맨유는 13위, 토트넘은 14위까지 추락하며 상위권 도약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형국이다. 맨시티의 경우 5위에 머물며 다음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6위 뉴캐슬과 승점이 같고, 7위 AFC본머스와는 1점 차이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빅6는 이번에도 한 그룹에 묶이지 않을 전망이다.

프리미어리그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각 팀은 천문학적인 중계료를 챙기고 있다. 적극적인 상업 활동으로 이익을 얻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쓰는 돈이 늘어난다. 애스턴 빌라, 뉴캐슬 등의 선수 시장 가치는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유벤투스, AC밀란, 인테르 밀란 등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자본의 힘 차이에서 잉글랜드 클럽들이 크게 앞서는 흐름이다.

만만치 않은 스쿼드를 확보하는 팀들이 많아지는 만큼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이변이 자주 일어난다. 매 시즌 한 두 팀 정도는 상위권에 들어가 빅6의 아성에 도전한다.

결국 능력 있는 감독의 선임, 이적시장에서의 합리적 지출 등이 따르지 않으면 빅6 그 어떤 팀도 성적을 보장할 수 없는 시대로 가고 있다. 조금만 허점을 보여도 미끄러질 수 있다는 의미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