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KBO리그가 슬슬 팬들 곁으로 돌아올 채비를 시작했다. 체력을 포함한 기초 훈련을 마무리하고 실전 중심의 2차 캠프를 속속 시작한다.
미국과 호주, 대만 등에서 캠프를 치르던 KBO리그 10개구단은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속속 귀국하고 있다. 짧게는 수 시간, 길게는 하루가량 휴식을 취한 뒤 일본 오키나와나 대만 가오슝 등으로 집결해 평가전 체제로 전환한다.

괌에서 짧은 체력훈련을 마친 삼성이 가장 먼저 ‘약속의 땅’ 오키나와로 넘어가 청백전 등으로 실전 감각 쌓기를 시작했다. 프리에이전트(FA)로 합류한 최원태뿐만 아니라 고졸(대구고) 신인 왼손 투수 배찬승이 청백전 첫날 코치진과 팬들 눈도장을 받았다.
키움도 애리조나 캠프를 마치고 귀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키움은 17일 대만으로 이동해 대만프로야구팀과 여덟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호주 멜버른에 둥지를 튼 한화는 호주 대표팀과, 대만 타이난에서 담금질에 돌입한 롯데는 대만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르며 예열을 시작했다. 올시즌 강력한 5강 후보로 꼽히는 팀답게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두 경기를 치렀다.

호주 시드니에서 훈련하던 두산도 16일 귀국했다. 세 차례 청백전으로 훈련성과를 점검한 두산은 하루 휴식을 취한 뒤 일본 미야자키로 떠난다. 미야자키에서는 매년 스프링캠프 막판 ‘구춘리그’를 치르는데, 일본프로야구팀들 사이에 두산과 롯데 두 팀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모든 팀이 실전 중심의 2차 캠프에서 시범경기 준비를 시작한다. 실전점검 초반에는 부상으로 이탈했던 선수, 신인들이 몸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그라운드에 나선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후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 올리는 KIA 이의리, LG 왼손 선발진에 힘을 보탤 손주영 등도 시험 등판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 최원태, KIA 조상우, 한화 엄상백 심우준 등 FA 이적생들의 모습도 지켜볼 만한 대목. KT 유니폼을 입은 허경민도 새 유니폼을 입고 팬들에게 인사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새 외국인 선수들도 스프링캠프 평가전을 통해 전력탐색을 시작한다. 특히 ‘신입’ 외국인 타자들은 평가전 초반 장타를 뿜어내면, 정규시즌에서 고전할 가능성이 높아 각 팀이 펼칠 연막작전 수위도 팬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각팀 평가전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투구템포’와 기동력이다. 올해부터 자동볼판정시스템(ABS) 위치가 살짝 조정됐고, 피치클락을 도입하는 등 스피드업 규정이 바뀐다. 특히 피치클락은 주자들에게 도루 타이밍을 제공(?)하기도 해 거의 모든 팀이 ‘발야구’에 적극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견제 횟수 제한도 있으므로 각 팀이 기동력 강화와 봉쇄에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규시즌 개막까지 한달 남짓 남았다. 한달 안에 ‘개막 엔트리’를 가려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장기레이스를 앞둔 사실상 마지막 생존경쟁이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