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류현진-김광현-양현종 다음이 안 보인다.”

한국야구 최대 ‘과제’다. 한 시대를 풍미했고, 지금도 에이스로 군림하는 투수들이다. 이들을 이을 젊은 투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대신 ‘확’ 올라와 줘야 한다. 2025 신인들이 답이 될 수 있다.

KBO리그 10개 구단 2025 스프링캠프가 한창이다. 1차 캠프를 마치고 2차 캠프로 넘어가는 시점이다. 몸 열심히 만들었으니 다음은 실전이다. 본격 경쟁 시작이다.

최대 관심은 ‘루키’다. 1군 캠프 명단에 포함된 신인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첫손에 꼽는 선수가 삼성 배찬승이다.

청백전에서 시속 150㎞를 때리며 1이닝을 삭제했다. 요미우리전에서는 시속 152㎞를 던지며 1이닝 무실점. 당장 정규시즌 1군 불펜 기용도 가능할 전망이다.

마무리 캠프부터 박진만 감독 마음에 들었다. “자기 공을 실전에서 던질 줄 안다. 배짱이 있다.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한화에는 정우주와 권민규가 있다. 2라운더 권민규 쪽이 먼저 두각을 나타냈다. 호주 대표팀과 경기에 선발 등판해 2.2이닝 5삼진 퍼펙트를 일궜다. 제구가 좋다. ‘안정감’이라면 정우주보다 나을 수 있다.

양상문 코치는 “신인이 오면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제구다. 수많은 신인 선수들을 봤다. 제구 만큼은 (권)민규가 최상급인 것은 분명하다”고 확신했다.

‘전체 2순위’ 정우주에 대한 기대감도 당연히 높다. 양 코치는 “패스트볼이 확실히 좋다. 슬라이더를 던진 지 얼마 안 됐는데 창의성과 센스를 갖춘 선수다”며 호평을 남겼다.

두산은 홍민규가 좋다. 야탑고 출신으로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자다. 신인 중 유일하게 캠프 명단에 들었다. 이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단순히 참가만 한 것도 아니다. 청백전 두 경기에 나서 3이닝 무실점을 올렸다. 이를 바탕으로 두산 1차 캠프 투수 MVP에 선정됐다. “성장해서 정규시즌 MVP가 되겠다”고 했다.

LG는 김영우-추세현이 눈에 띈다. 김영우는 불펜피칭에서 시속 151㎞ 속구를 뿌렸다. 추세현도 시속 148㎞까지 나왔다. LG에서 “오버하지 않도록 제어하고 있다”고 설명할 정도다. 염경엽 감독이 “기회가 갈 것”이라 공언했다.

KIA 김태형은 팀 내 유일한 1군 캠프 참가자다. 아예 5선발 후보다. 19살 루키가, 쟁쟁한 선배들 틈에서 경쟁하고 있다. “덕수고 훈련이 힘들어서 프로 훈련은 오히려 할만하다”고 했다. 배짱 두둑하다.

1군 캠프는 아니지만, 퓨처스 캠프에서 프로 데뷔를 준비하는 ‘전체 1순위’ 정현우(키움)도 있다. 전략적으로 1군 명단에서 뺐을 뿐, 재능이 없어서가 아니다. KT 1라운더 김동현은 193㎝ 장신에서 내리꽂는 강속구로 이강철 감독 마음을 훔쳤다.

이제 2차 캠프가 이어진다. 일본 오키나와와 미야자키, 대만에 모인다. 이제 실전이다. 거물 루키들이 ‘베일’을 벗는다. ‘포스트 류현진·김광현·양현종’도 여기서 나온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