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박진업 기자]6천67명의 만원 관중을 불러모은 막강한 ‘배구 여제’이지만 이날 만큼은 깜찍한 공주 왕관과 귀걸이로 멋을 냈다.
흥국생명 김연경은 만 37세 생일을 하루 앞뒀던 25일 홈에서 뜻깊고도 기억에 깊이 남을 경기를 펼쳤다.
김연경은 2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팀내 최다인 20득점을 올리는 활약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고 우승을 향해 한 걸음 더 내딛었다.
26일인 생일을 하루 앞두고 열린데다 우승을 향한 매직 넘버를 줄일 수 있는 중요한 경기였기에 김연경에게는 승리가 더 절실했던 경기였다.

이날 승리로 정규리그 우승에 승점 1점만을 남겨두게 된 흥국생명의 김연경은 경기 후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기다리던 팬들과 함께 생일 파티를 열었다.
생일 케이크를 받아든 김연경은 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들이 일제히 불러주는 생일 축하 노래를 듣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코트 한가운데서 마이크를 쥔 김연경은 “오늘 홈경기 관중이 최다 관중이라고 하던데 감사 드린다”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한 뒤 “생일 파티를 이렇게 같이 하다니 세상이 좋아졌다. 제가 이제 만 서른 일곱이 되는데 얼마 남지 않은 경기 최선을 다할테니 저희 팀 선수들 끝까지 응원해 달라”며 팬들의 지속적인 응원을 당부했다.


시간은 짧았지만 최다 관중과 함께한 거대한 생일 파티를 마친 김연경은 마지막으로 코트에서 팬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진행했다.
김연경은 기념촬영을 하기 전 자신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여러 드레스 코드로 화려하게 차려 입은 팬들과 잘 어울릴 수 있게 모형 액세서리로 곱게 치장을 했다.

‘배구 여제’라는 타이틀에 비해 다소 깜찍해 보이는 ‘공주’ 왕관과 귀걸이, 스틱이었지만 팬들이 준비해준 것이기에 기꺼이 치장을 하고 팬들과 함께 행복한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다.
팬들과의 축하 파티를 마친 김연경은 이어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많은 팬이 생일 축하를 해준 건 처음”이라며 “팬들이 끝까지 남아 생일 노래를 불러줬는데, 잊지 못할 하루가 될 것 같다”고 감동의 순간을 가슴에 간직했다.


시즌 종료와 함께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에겐 현역 선수로서 마지막으로 맞는 생일이었기에 더 기억에 남는 하루였다. 이제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는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트로피를 모두 거머쥐는 통합 우승을 향해 펼쳐질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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