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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전무후무한 트로트 가수다. 심벌을 얹은 장구를 치며 노래를 부른다. 말쑥한 정장을 차려입고 전통 가락을 선사하는 무대는 무척이나 생경하면서 신선하다. 시골 장터에서 엿장수가 선사하던 흥겨운 그 리듬이다. 자신의 필살기인 장구를 꺼내 든 박서진이 ‘현역가왕2’ 결승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압도적인 수치였다. 지난 25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MBN ‘현역가왕2’에선 톱10의 ‘결승전 파이널’에서 총점 4574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진해성(3969.95점), 3위 에녹(3648.76점), 4위 신승태(3508.82점), 5위 김준수(3461.37점), 6위 최수호(3379.53점), 7위 강문경(3316.53점)과도 넉넉한 점수 차다. 8위 환희(3150.11점), 9위 김수찬(3058.72점), 10위 신유(2779.54)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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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진은 눈물로 그간의 설움을 씻어냈다. 우승 상금 1억 원을 거머쥔 그는 “국민 여러분의 선택에 감사드린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장구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과거 한 선배 가수로부터 “장구를 왜 치냐, 가수 품격 떨어뜨리지 말고 그만둬라”는 모욕적인 말도 들었다는 박서진은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박서진이 있다. 장구를 치는 것이 전혀 부끄럽지 않다”고 고백했다.
결승에서 이미리의 ‘흥타령’을 선곡했다. “이게 바로 대한민국 흥타령”이라며 첫 소절을 부르는 순간, 심사위원석과 객석에서 동시에 환호성이 터졌다. 시원하게 뽑아내는 가창과 함께 장구로 흥겨운 필인 리듬을 집어넣으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간주에서 사물놀이에 이어 북청사자놀이까지 등장하자 대성은 ‘입틀막’을 하며 놀라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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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진은 이날 무대를 앞두고 하늘나라에 있는 두 형을 기렸다. 16년 전, 49일 간격으로 큰 형과 작은형을 지병으로 떠나보냈다. ‘전국노래자랑’ 참가 신청에서부터 예심까지 같이 따라가 주던 살갑던 형들이었기에 애틋함은 더했다. 고향인 경남 사천(옛 삼천포) 청룡사를 방문해 “이곳에 오면 마음이 편해진다. 작은형의 49재를 지낸 곳이라 올 때마다 형이 반겨주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현역가왕2’는 트로트가 여전히 확신의 흥행 요소임을 증명했다. 12주 연속 동시간대 전 채널 1위, 화요일 전 채널 예능 1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최종회는 최고 시청률 15.1%, 전국 시청률 13.9%(닐슨 코리아 기준)를 차지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비드라마 TV 검색반응 4주 연속 1위, 인기 키워드 8주 연속 1위로 소강상태에 빠진 트로트를 번쩍 들어 올렸다.
톱7으로 뽑힌 이들은 한일 수교 60주년 기념 대기획으로 치러질 ‘한일가왕전’에 진출한다. 크레아 스튜디오 서혜진 대표는 “‘현역가왕2’ 톱7은 지난 3개월 시청자들에게 받은 사랑을 갚기 위해 다양한 방면으로 시청자들을 찾을 예정이다. ‘현역가왕2’ 갈라쇼와 ‘2025 한일가왕전’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