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예상보다 훨씬 큰 차이였다.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정몽규 회장은 1차 투표에서 유효 득표 183표(선거인단 192명) 중 156표를 얻어 당선됐다.

2~3위와 차이가 매우 컸다. 기호 3번 허정무 후보가 15표, 2번 신문선 후보가 11표를 얻는 데 그쳤다. 두 후보의 표를 다 합쳐도 26표에 불과하다. 말 그대로 ‘압도적’ 당선이었다. 무효표는 1표였다.

정 회장의 당선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지만 이 정도로 차이가 클 것이라 전망하기는 어려웠다. 축구협회장 교체를 향한 열망이 분명 존재했고, 정 회장이 문화체육관광부 징계 리스크를 안고 있어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게다가 법원이 허 후보 측에서 제기한 선거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선거가 한 차례 미뤄지기도 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축구계 민심은 정 회장을 향해 있었다. 정 회장은 선거인단을 만나기 위해 전국을 누볐다. 이날 선거에 참여한 한 축구인은 “내가 있는 먼 지역까지 내려와 무엇이 필요한지 자세히 경청하는 모습을 봤다. 진정성이 엿보였다”라고 정 회장의 선거 운동을 호평했다.

최근 있던 체육 단체 선거에서는 대부분 혁신적인 결과가 나왔다. 대한체육회, 대한배드민턴협회 등이 변화에 직면했다. 반면 이번 선거에서 정 회장에 대항한 두 후보는 경쟁력을 보이지 못했다. 선거 전까지 정 회장을 강하게 비판하면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축구인들의 마음을 잡는 데 실패한 셈이다.

또 다른 축구인은 “신선한 후보가 나왔다면 변화가 생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선거에서 눈에 띄는 공약은 보지 못한 것 같다. 후보의 경쟁력 면에서 아쉬움을 느낀 것은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선거 결과가 나온 뒤 신 후보는 자리에 남아 정 회장에게 축하를 건넸다. 허 후보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