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연극배우들의 짠하고 치사하고 비겁한 이야기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아동극’인데 실제 어린이는 입장 불가?
대학로의 극단 메쏘드가 아동극 ‘오즈의 마법사’ 개막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내용은 이렇다. 관객 입장이 끝나고 막이 올라가지만, 갖가지 실수와 조명·음향사고를 난다. ‘오즈’ 역을 맡은 배우는 공연장에 오지도 않았다. 연출은 하는 수 없이 공연 중단 결정하고 관객들에게 환불과 초대권을 지급하기로 결정한다.
연출은 배우들을 무대로 부르고 곪아왔던 감정들을 토해내기 시작한다. 하찮은 예술가들의 위대한 예술론의 향연이 이때부터 펼쳐진다. 자신들의 예술관과 전혀 다른 현실을 마주하며 다시 한번 좌절하지만, 이들이 꿈꾸는 미래와 예술의 가치는 절대 하찮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낸다.
배우들은 묻는다. “예술을 사랑하는 당신! 예술을 위해서 무엇을 하였는가?”라고.
연극 ‘아동극’은 대학로 배우들의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현실을 극 중의 극을 통해 촌철살인의 유머로 색다른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작·연출 박아정은 휴먼코미디 ‘보물찾기’의 차기작으로 ‘아동극’을 집필했다. 어른들이 보는 아동극이라는 콘셉트부터 신선하다.
아트크루(artcrew) ‘훌륭한’ 단원 박아정·백재민·강이성·지혜성과 객원 멤버 김성곤·강성아·채승우·허예슬이 출연한다.
가난한 연극배우들의 짠하고 치사하고 비겁한 이야기, ‘아동극’은 오는 4월9~20일 서울 대학로 R&J씨어터에서 공연된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