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사직=김동영 기자] 롯데가 선발투수 두 명을 한 번에 올렸다. 결과는 나쁘지 않다. 박세웅(30)과 터커 데이비슨(29) 모두 잘 던졌다. 2025시즌 기대감을 높이는 모습이다.

박세웅은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시범경기 KIA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4안타 2볼넷 1사구 2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이어 데이비슨이 올라와 2이닝 3삼진 퍼펙트를 더했다.

이날 박세웅은 속구 최고 구속 시속 148㎞까지 나왔다. 평균으로는 시속 145㎞다. 힘이 있었다. 상하좌우 잘 활용하는 모습. 특유의 슬라이더 또한 빛을 발했다. 우타자 몸쪽으로 찌르는 제구도 일품이다.

지난시즌 6승11패, 평균자책점 4.78에 그쳤다. ‘토종 에이스’라 했지만, 별칭에 걸맞은 실적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좋을 날과 아닌 날의 차이가 극명했다. 박세웅 자신도 “기복이 좀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올시즌은 달라야 한다. 롯데가 가을야구에 오르려면, 그 이상 바라보려면 박세웅의 호투는 필수다. 비시즌 열심히 준비했고, 스프링캠프도 잘 마쳤다. 그리고 이날 첫 실전도 나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4회초가 아쉽다. 볼넷이 빌미가 됐다. 실책까지 겹치며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줬다. 결과와 무관하게 구위가 좋았다는 점이 반갑다.

2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은 박세웅은 3회초 몸에 맞는 공과 2루 땅볼로 2사 2루에 몰렸고, 김도영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1-0에서 1-1 동점이 됐다.

4회초 1사 후 볼넷 2개 허용했다. 김태군에게 2루수 맞고 중견수 앞으로 흐르는 적시타를 줬다. 스코어 1-2. 이우성에게 병살 타구를 유도했으나, 2루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추가로 1점을 더 줬다.

5회초에는 데이비슨이 등판했다. 최고 시속 151㎞ 속구로 KIA 타선을 눌렀다. 스위퍼도 위력적이다. 커브와 체인지업까지 구사했다. 구속과 구위가 다 됐다. 2이닝 퍼펙트를 만든 원동력이다.

롯데 ‘승부수’다. 애런 윌커슨이라는 검증된 자원을 보내고 데이비슨을 영입했다. 빅리그 통산 56경기(17선발) 129.2이닝, 4승10패2홀드2세이브, 평균자책점 5.76을 기록했다. 2024시즌에는 볼티모어에서 한 경기 등판해 4.2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윌커슨 기억을 지워주는 모습. 국내로 돌아와 치른 첫 등판에서도 위력을 떨쳤다. 시원시원한 피칭으로 KIA 타선을 제어했다.

찰리 반즈는 검증이 끝났다. 4선발 김진욱도 칼을 갈고 있다. 군 입대까지 미뤘다. 박세웅이 지난해 아쉬움을 떨쳐낸다면, 데이비슨이 연착륙까지 한다면, 롯데 선발진이 팀을 가을로 이끌 가능성이 더 커진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