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사직=김동영 기자] “롯데니까요.”

메이저리그(ML)가 탐낸 재능이다. 실제로 미국으로 가고자 했다. 끝내 한국에 남았고, KBO리그를 택했다. 후회는 없다고 했다. 그리고 ‘롯데 사랑’을 드러냈다. 나승엽(23) 얘기다.

나승엽은 시범경기 개막전부터 날았다. 8일 KIA전에서 추격의 솔로포를 때렸다. 김태형 감독과 코치진이 ‘거포 스윙’을 막고 있는 상황. 간결하게 돌렸는데, 타구가 훨훨 날아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롯데 최고 유망주로 꼽힌다. 2024시즌 윤동희 고승민 황성빈 손호영과 함께 ‘윤고나황손’으로 불렸다. 롯데 중흥을 이끌 핵심 멤버다.

2025시즌 당연히 기대치가 높다. 롯데 붙박이 1루수로 맹활약하기를 바란다. 김태형 감독과 코치진도 공을 들이고 있다. “장타는 의식하지 않는다. 내 스윙을 계속 유지하려 한다. 감독님이 손을 쓰지 말고, 회전을 살리라고 하셨다. 해보니까 결과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런 나승엽이지만, 자칫 롯데 없을 뻔했다. 덕수고 시절 초고교급 타자로 꼽혔다. ML에서 탐을 냈다. 미네소타와 85만달러에 가계약을 마쳤다는 얘기가 돌았다. 당시 기준으로 한화 거의 1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가 지명했다. 2라운드다. KBO리그를 택했다. 롯데도 계약금 5억원을 안겼다. 당시 1차 지명 손성빈의 계약금이 1억5000만원이다. 1라운더 김진욱 계약금이 3억7000만원. 나승엽 계약금이 5억원이니 롯데가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데뷔 첫 시즌 60경기에서 타율 0.204에 그쳤다. 병역 의무를 미리 해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상무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전역 후 롯데에 복귀했다. 2024시즌 좋은 기록을 내놨다.

이제 5년차다. 과거 일이 됐지만, ‘미국 진출 아쉽지 않은지’ 물었다. “단 한 번도 후회한 적 없다”며 “롯데에 오길 잘했다. 미국에 갔다면, 팀에서 나왔을 수도 있지 않을까. 입대 준비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며 웃었다.

또 있다. ‘롯데’이기 때문이다. “롯데라는 팀이었기 때문에 남았다. 솔직히 KBO리그는 아예 생각이 없었다. 롯데이기 때문에 마음을 바꿨다”고 강조했다.

프리에이전트(FA) 혹은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에 온 선수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있다. “롯데에서 한 번은 뛰어봐야 한다”고 말한다. 전국구 인기팀이다. 매력이 넘친다. 나승엽도 다르지 않았다.

못 말리는 ‘롯데 사랑’이다. 프랜차이즈 스타의 길을 걷는다. 나승엽의 2025시즌은 어떨까. 이후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관전 포인트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