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창원=김동영 기자] 야구장에서 꽃다운 청춘이 쓰러졌다. 갑작스럽게 하늘에서 날벼락이 떨어졌다. 머리를 다쳤다.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이 일련의 과정에서 ‘안절부절’ 하는 쪽은 NC다. 창원시와 창원시설관리공단은 보이지 않았다.

31일 창원 모 병원. NC 구단 관계자 2명이 본관 로비에 힘없이 앉아 있다. 29일부터 계속이다. 특히 NC 시설 담당부서 관계자는 매일 병원에 온다. 유족과 소통 창구 역할도 한다. 책임감이다. 매일 아침 병원에 나오고, 밤늦은 시간에 집으로 돌아간다. 창원NC파크에도 직원이 늦은 시간까지 대기한다.

29일 충격적인 구조물 추락 사고가 있었다. 4층 창문 밖에 붙어있던 루버가 추락했다. 아래에 있던 야구팬을 덮쳤다. 3명 중 1명이 머리를 맞았고, 병원으로 후송돼 응급수술을 받았다. 끝내 31일 사망했다. 다른 1명은 쇄골 골절로 치료를 받는 중이다. 나머지 1명은 다리에 외상을 입었다.

사망 후 빈소를 차렸다. NC 관계자는 장례식장에 가보지도 못했다. 유족들이 원하지 않았다. ‘자꾸 눈에 보이면 더 힘들다’고 했다. 이에 장례식장 건물이 아닌, 본관 로비에서 하염없이 대기 중이다.

NC 관계자는 “언제든 도움이 필요하면 말씀하시라고 전해드렸다. 유족이 원하지 않아 다른 장소에서 계속 대기한다. 힘든 것은 없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고 설명했다.

유족은 근조화환조차 받지 않았다. 선수단과 대표이사가 보냈으나 모두 돌려보냈다. 31일 빈소에는 단 하나의 조화도 보이지 않았다. 취재 기자가 빈소를 방문했으나 유족은 “마지막 가는 길 조용히 보낼 수 있게 해달라”며 축객령을 내렸다.

NC만 전전긍긍이다. 창원시나 공단에서는 이렇다 할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NC를 ‘창구’로 쓰고 싶은 듯하다. NC 관계자에게 연락해 현 상태를 확인한다고.

공단도, 창원시도 내부적으로 보고가 필요하니 확인을 해야 한다. 그러나 직접 현장에서 체크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31일에도 병원에 시 혹은 공단 관계자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반드시 현장에 가야할 의무가 없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NC는 1일 창원NC파크 긴급점검에 나섰다. 공단에 공문을 보냈으나 “점검 후 결과를 알려달라”는 회신을 받았다고. 소를 잃었고,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뭔가 NC만 고치느라 바쁜 모양새. 여차하면 NC 쪽으로 다 밀어내려는 의도는 아닐까 의심될 정도다.

야구장 3루쪽 출입구에는 조화가 놓였다. 팬들이 사망자를 추모하기 위해 하나둘 갖다 놓기 시작했다. NC파크 인근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사업주가 직접 꽃바구니를 들고 오기도 했다. “계속 주문이 온다”고 했다. 멀리 순천에서 화환을 보낸 팬도 있다. 가슴 먹먹한 장면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1~3일을 애도기간으로 정했다. 모두 슬프다.

공단은 어떨까. 연락을 취하자 “담당자가 긴급 회의에 들어갔다”고 했다. 직접 찾아갔다. 공단 관계자는 “공단이 관리하는 시설만 40개”라며 “현재 경찰 수사 중인 사안이기에 말을 꺼내기 조심스럽다”고 했다. 또한 “루버는 공단 점검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