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차이로 동명의 작품 개막…“팬으로서 존경하는 선배님”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배우 이영애가 ‘쎈 언니’ 이혜영과 같은 작품명으로 연기 대결을 예고했다.
이영애는 8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LG 시그니처홀에서 진행된 연극 ‘헤다 가블러’ 제작 발표회에서 자신만의 인물을 찾고 있는 연습 과정과 함께 동명의 작품에 오르는 선배 이혜영에 대한 존경을 전했다.
그가 1993년 연극 ‘짜장면’ 이후 32년 만에 선택한 작품은 19세기 억압된 시대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남자 햄릿’이라고 불리는 여성의 이야기다. 아름다우면서도 파괴적인 성격을 가진 복합적인 캐릭터로, 매기 스미스, 아네트 베닝, 이자벨 위페르, 케이트 블란쳇 등 당대 최고의 여배우들에게만 허락된 매력적이면서도 상징적인 인물이다.
올해 한국에서도 시대를 초월하는 연기를 보여주는 이영애와 이혜영이 ‘헤다 가블러’ 무대에 오른다. 작품명은 같지만 제작사와 창작진, 배우, 스토리, 장소 등 모든 것이 다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두 작품이 개막한다. 이영애가 등장하는 ‘헤다 가블러’가 하루 먼저 막을 올린다.
이영애는 “이혜영 선배님의 ‘헤다 가블러’를 보진 못했지만, 팬으로서 존경하는 선배님이다. 드라마를 같이 할 기회가 있었는데 놓쳤다. 이렇게 동 시간대에 할 줄 몰라서 놀랍다”면서도 “사실 ‘헤다 가블러’를 하고 싶다고 느꼈던 게 이혜영 선배님을 통해서다. 같은 기간에 하게 된 것도 처음엔 어떡하냐며 걱정했다”라며 후배로서 자세를 낮췄다.
하지만 그만의 색깔을 입혀야 하는 것이 배우의 역할이다. 이영애는 “이혜영 선배님의 색깔과 ‘헤다 가블러’ 이영애의 색깔을 비교해서 보는 것을 추천한다. 연극계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면 좋을 것 같다. 두 작품 모두 기대되고 둘 다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무대에서 표현할 ‘헤다 가블러’는 이리 튀고 저리 튀는 통제 불가 캐릭터로 예상된 상황. 이영애는 “독특하고 특이한 인물이다. 하지만 분명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다. 작품 속 모든 인물이 내 이야기로 다가올 것”이라며 “100년이 넘은 고전이지만, 현대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다. 공연을 보면서 맞장구치면서 맞다고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50대 들어서 결혼과 출산, 육아하면서 학부모로서 겪었던 나름대로 다양한 감정이 이전과 다르다고 느낀다. 이런 게 연기자로서 큰 자양분이 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며 캐릭터에 집중해 연구하면서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영애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연극 ‘헤다 가블러’는 오는 5월7일 LG아트센터 서울, LG 시그니처홀에서 개막된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