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강윤식 기자] 좋은데 더 좋아진다. 시즌 네 번째 등판에서 KBO리그 첫 무실점 피칭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두산 타선을 확실히 틀어막았다. 사령탑이 신뢰한 이유가 있다. LG 1선발 요니 치리노스(32) 얘기다.

치리노스는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안타 1볼넷 8삼진 무실점했다. 좋은 경기 내용과 함께 시즌 3승을 찍었다. LG도 4-0으로 웃었다.

이날 ‘주무기’ 싱커 최고 구속이 시속 153㎞까지 찍혔다. 여기에 스플리터와 스위퍼를 적절히 섞으며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를 끌어냈다.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다. 실점 없이 경기를 마친 건 이날이 처음이다.

지난달 22일 롯데와 개막전서 6이닝 2실점 했다. 제구가 흔들리는 순간도 나왔다. 볼넷 3개를 내줬다. 삼진 8개로 상쇄했다. 두 번째 등판인 지난달 28일 NC전도 비슷했다. 다시 6이닝 2실점. 몸에 맞는 볼 1개가 ‘옥에 티’다.

6일 잠실 KIA전에서는 7이닝 1실점이다. 안타 딱 한 개를 내줬다. 이닝은 더 길게 갔다. 1선발 다운 경기력이었다. 그리고 이날 네 번째 선발 등판에서는 1실점도 허락하지 않았다. ‘에이스’라고 부를 만하다.

경기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비로 인해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10분 정도 늦게 시작했다. 자칫 리듬이 무너질 수 있는 상황. 실제로 경기 첫 타자 정수빈과 11구까지 가는 힘든 싸움을 펼쳤다. 유격수 땅볼로 이겨냈고 이후 안정을 찾았다.

위기는 6회 다시 왔다. 궂은 날씨가 말썽이었다. 계속 내리는 비 탓에 공이 손에서 자꾸 빠졌다. 2아웃을 잡아놓고 만루 위기를 맞았다. 장타 한 방이면 역전이다. 추재현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1선발의 책임을 다했다.

올시즌을 앞두고 LG가 야심 차게 데려온 외국인 투수다.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물음표가 붙었다. 3.1이닝 3실점 했다. 두 번째 등판에서는 4.2이닝 2실점이다. 기대를 모은 외국인 1선발이라기에는 다소 아쉬웠다.

그런데도 염경엽 감독은 강한 신뢰를 보냈다. 좋아질 거라고 했다. 정규시즌 시작과 함께 그 믿음에 보답 중이다.

감독은 치리노스에게 15승을 기대한다. 벌써 시즌 3승이다. 사령탑의 계획대로 가고 있다. 등판 때마다 발전하는 모습을 보인다. 팀 내 확실한 ‘1선발’로 자리매김 중이다. skywalk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