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강윤식 기자] “상황이 어떻든 최선을 다할 뿐이다.”

비 때문에 경기가 1시간10분 늦게 시작했다. 경기 내내 비가 내렸다. 야구하기 힘든 날씨다. 그런데도 잘 던졌다. 6이닝 무실점이다. 지금까지 등판한 모든 경기서 퀄리티스타트(QS)를 적었다. 정작 본인은 덤덤하다. LG 요니 치리노스(32) 얘기다.

치리노스는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전 승리 후 “정해진 등판 날에는 상황이 어떻든 나는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잘하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경기 내내 비가 왔음에도 꿋꿋했다. LG 마운드를 지켜야 하는 본인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6이닝 3안타 1볼넷 8삼진 무실점이다. 4경기 연속 QS다.

경기 전 최소 5이닝을 던지겠다는 목표를 잡는다고 한다. 치리노스가 말하는 QS의 ‘비결’이다. 그는 “최소 5이닝을 던지겠다는 마음으로 올라온다. 매 경기 집중하고 있다. 좋은 준비 과정을 거치니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이날 경기 가장 큰 위기는 6회였다. 2아웃을 잡은 후 제이크 케이브에게 안타를 맞았다. 이어 양의지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날씨가 영향을 줬다. 비로 인해 공이 손에서 계속 빠졌다.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추재현을 삼진으로 잡으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치리노스는 “긴장은 전혀 하지 않았다. 비가 많이 왔기 때문에 손이 미끄러지며 제구가 흔들렸다. 그래서 조금 더 집중하려고 했다. 집중을 잘했기 때문에 위기를 넘어갈 수 있었다”며 미소 지었다.

두산전에서도 치리노스의 ‘주무기’ 싱커가 빛났다. 최고 구속이 시속 153㎞까지 찍혔다. 본인도 싱커에 대한 자신감이 넘친다.

치리노스는 “싱커는 메이저리그(ML) 입성했을 때부터 던진 구종이다. 워낙 자신 있다. 타자들을 공략할 때 주로 사용한다. 계속 효과적으로 들어가고 있다. 더욱 자신감을 갖게 한다”고 얘기했다.

비도 치리노스를 막지 못했다. 싱커를 앞세워 네 번째 QS를 적었다. 자신감도 넘친다. 앞으로 보일 치리노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skywalk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