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수경기자] “재난 영화로 오해하실 수도 있지만, 재난 영화가 아닙니다”

2019년 촬영을 마친 영화 ‘바이러스’가 코로나19 여파를 딛고 6년 만에 관객들을 만난다.

영화 ‘바이러스’ 제작보고회가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배우 배두나, 김윤석, 장기하, 강이관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바이러스’는 이유 없이 사랑에 빠지는 치사율 100% 바이러스에 감염된 택선(배두나 분)이 모쏠 연구원 수필(손석구), 오랜 동창 연우(장기하), 그리고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전문가 이균(김윤석)까지 세 남자와 함께하는 예기치 못한 여정을 그린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강이관 감독은 “아무래도 소재가 ‘바이러스’지 않나. 코로나19로 피해를 당한 분들을 생각했을 때 개봉은 시기상조라는 이야기가 많았다“라며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개봉하게 돼 굉장히 기쁘다. 배우들의 빛나는 연기와 스태프들의 열정, 긍정적인 메시지가 관객분들에게 다가갔으면 한다“고 개봉 소감을 전했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상상 속의 바이러스지만 현실에 발 붙은 이야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강 감독은 실제 기생충을 바탕으로 과학적 고증과 상상력을 더해 가상의 연애 바이러스인 ‘톡소 바이러스’ 완성했다.

배두나는 “바이러스 감염 후 택선은 긍정적이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이런 바이러스가 있어도 괜찮겠다 싶을 정도로 매력이 넘친다. 세상을 밝게 만드는 느낌이다”라며 ”나의 실제 성격과 많이 닮았다. 평소에는 진중하게 일하는 모습이지만, 사랑에 빠지면 택선처럼 긍정적이고 변한다”고 캐릭터 싱크로율을 밝혔다.

앞서 ‘바이러스’는 개봉 전부터 배두나, 김윤석, 손석구 등 연기파 배우뿐만 아니라 뮤지션 장기하의 캐스팅 소식으로 화제를 모았다.

장기하가 연기한 연우는 택선의 초등학교 동창이자 자동차 딜러다. 택선과 갑자기 만나게 되면서 바이러스 접촉자로 의심받게 되는 인물이다.

장기하는 “연기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저와 비슷한 공통점이 있는 캐릭터를 주신 것 같다. 실제 성격과 비슷하다. 내가 똑같이 겪었다면 정말 억울할 것 같다. 스틸컷 표정을 보니 다시 억울해진다”며 현실 반영 연기를 했다고 알렸다.

하지만 장기하는 작품 출연을 여러 번 고사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갑자기 연락을 받고 대본을 받았는데, 생각보다 분량이 많더라. 영화 출연을 해본 적이 없는 상황에서 이 정도 비중이 가능할까 싶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장기하는 “그런데 김윤석 선배님이 와서 놀다 가면 된다‘라고 해주셔서 용기를 얻었다. 나 혼자 잘해야 한다고 건방지게 착각했다. 대선배들과 언제 이렇게 작품을 할 수 있을까. 옆에서 배운다는 느낌으로 참여했다”고 말혔다.

배두나 또한 “김윤석 선배님이 작품을 하신다고 해서 같이 호흡을 맞춰보고 싶었다. 기대를 넘어서는 분이었다. 연기적인 고민이나 갈등이 있을 필요가 없이 자연스레 연기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셨다. 너무 재밌게 촬영했다. 최고 호흡이라고 생각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에 김윤석은 “나도 같은 생각이었다. 배두나와 연기를 할 때 계산할 필요가 없었다. 신기한 경험인데, 왜 세계적인 감독들이 배두나를 찾는 지 알 것 같다. 귀한 배우다”라고 극찬했다.

최근 ‘터널’, ‘비밀의 숲’, ‘킹덤’ 등 장르물 위주의 작품으로 사랑을 받아온 배두나는 ‘공기인형’ 이후 10여 년 만에 로맨스 영화로 돌아왔다.

배두나는 “사실 이런 말랑말랑함이 그리웠다. 따스한 분위기의 밝은 이야기가 하고 싶었다. 사회성 짙은 영화도 좋지만 영화가 가지는 미덕은 관객을 웃을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로맨스 영화에 대한 막연한 기다림이 있었다. 재난, 장르물을 선호하기보다는 가볍게 볼 수 있는 사랑 이야기도 좋아한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배두나는 “저희 말고 정말 좋은 배우들이 많이 나온다. 문성근 선배님을 비롯해 염혜란, 카더가든도 출연한다. 기대해달라”며 배우들의 다채로운 연기를 예고했다.

한편, ‘바이러스’는 오는 5월 7일 개봉 예정이다. yoonss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