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강윤식 기자] ‘역대급’ 명승부가 나왔다. 신예의 피지컬과 전술가의 지략이 격돌했다. 수 싸움이 치열했다. 그렇기에 패자도 빛났다. ‘명품 조연’ 농심 레드포스 장재근(31) 얘기다.

장재근과 고원재의 2025 FC온라인 슈퍼 챔피언스 리그(FSL) 스프링 D조 승자전은 이번 시즌 최고 경기였다.

1세트에는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난타전이 펼쳐졌다. 연장 끝에 장재근 5-4로 웃었다. 2세트도 비슷했다. 3골을 주고받았고 승부차기 끝에 장재근이 패했다. 마지막 3세트는 후회 없는 ‘맞불 작전’이다. 여기서 장재근이 무릎을 꿇었다.

FC온라인 e스포츠 전체를 봐도 손에 꼽힐 경기였다. 그만큼 수준이 높았다. 올시즌 ‘돌풍’을 일으키는 고원재도 물론 훌륭했다. 그러나 장재근을 빼놓을 수 없다. 비록 경기서 패했지만, 장재근은 매 세트 뛰어난 전술 대응을 보이며 ‘명승부’를 완성했다.

장재근은 피지컬을 앞세운 화려한 개인기를 펼치지는 않는다. 상황에 맞는 전략·전술이 강점이다. 템포를 올리기도 하고, 늦추기도 한다. 그 안에서 수비는 단단하다. 다양한 패턴을 가진 공격은 상대를 어렵게 만든다. 이런 점이 고원재전에서도 드러났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림광철’이라는 아이디로 유명했다. FC온라인에는 ‘전술 복사’ 시스템이 있다. 많은 이용자가 상위 랭커 전술을 복사해 사용하고는 한다. 장재근 전술은 그중에서도 정평이 났다. 많은 이용자가 장재근 전술을 따라 했다.

마침내 지난해 프로 무대 도전장을 내밀었다. 강원FC 소속으로 데뷔했다. 전술 힘을 제대로 보였다. 개인전 4강까지 올랐다. 4강에서 돌풍이 멈췄지만, 해당 시즌 챔피언 박찬화를 위협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 번의 이변이 아니다. 올해도 좋은 경기력이 이어지고 있다. 팀배틀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FSL에서도 조 1위는 놓쳤지만, 팬들 기억에 남을 명승부를 연출했다.

FSL 조별예선은 더블 엘리미네이션(패자부활방식)으로 치러진다. 승자전 패배에도 아직 최종전 기회가 남았다. 패자전서 맞붙는 KT롤스터 김정민과 DN프릭스 이현민 경기 승자와 대결한다.

FC온라인은 다른 e스포츠에 비해 피지컬을 크게 요구하지 않는다. 지난해 36살 나이로 개인전 챔피언에 오른 김정민이 이를 증명한다. 탁월한 전술이 있다면 이를 극복할 수 있다. FSL 최고 ‘전술가’ 장재근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skywalk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