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민희진 오케이 레코즈 대표(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를 향해 256억 원 규모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대금을 포기하는 대신 모든 법적 분쟁을 종결하자고 제안했다.
민 대표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챌린지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입장문을 발표했다.
최근 1심 판결 승소에 대한 소회로 입을 연 민 대표는 “법원은 ‘경영권 찬탈’ ‘탬퍼링’이라는 자극적인 프레임이 허상임을 밝혀주셨고, 제가 제기했던 문제의식이 한 회사의 대표로서 마땅히 해야 할 경영 판단이었음을 인정해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승소의 대가로 얻게 될 256억 원을 다른 가치와 바꾸기로 결정했다”며 “제가 256억 원을 내려놓는 대신 현재 진행 중인 모든 민형사 소송을 즉각 멈추고 모든 분쟁을 종결하길 제안한다”고 말했다.

해당 조건에는 민 대표 본인은 물론 뉴진스 멤버, 외주 파트너사, 전 어도어 직원 및 팬덤을 향한 모든 고소·고발 취하가 포함됐다.
이러한 결단을 내린 가장 큰 이유로는 ‘뉴진스’를 꼽았다. 그는 “행복하게 무대에 있어야 할 다섯 멤버가 법정 위에 서야 하는 현실을 더는 지켜볼 수 없다”며 “현 어도어가 법원에서 밝힌 ‘뉴진스가 돌아오면 잘해주겠다’는 약속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5명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하이브와 방시혁 의장을 향한 메시지도 남겼다. 민 대표는 “우리 어른들이 법정이 아닌 음악과 무대에서 실력을 겨루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를 제안한다”며 “2025년 7월 상법 개정 등 기업의 책임이 엄중해진 시대에 엔터 산업의 리스크를 해소하고 화합을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주주와 팬들을 위한 가장 현명한 경영 판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민 대표는 향후 거취에 대해 “이제 전 어도어 대표라는 꼬리표를 떼고 오케이 레코즈 대표로서 새로운 아티스트 육성과 비즈니스에 모든 에너지를 쏟겠다”며 “오늘 이후 더 이상의 소모적인 기자회견은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날 오후 1시 45분에 예정된 행사에 약 6분 정도 늦은 민 대표는 사과의 말도 없이 자신이 준비한 모두 발언만 한 채 자리를 떠났다. 취재진은 ‘기자를 우롱한 것’이라며 분노 섞인 항의를 했으나, 수습을 하기 위해 자리에 오른 법무법인 지암 김선웅 변호사는 무성의한 대답만 일관해 빈축을 샀다.
다음은 민희진 대표 발언 전문.
안녕하세요. 민희진입니다.
우선, 지난 긴 시간 동안 사건의 본질을 살펴주시고, 판결로 명확히 확인해주신 재판부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2024년 가처분 승소와 2025년 경찰 불송치, 그리고 2026년의 이번 1심 판결 승소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긴 터널이었습니다.
법원은 ‘경영권 찬탈’, ‘탬퍼링’이라는 자극적인 프레임이 허상임을 밝혀주셨고, 제가 제기했던 창작 윤리에 대한 문제 의식이 한 회사의 대표로서 마땅히 해야 할 경영 판단이었음을 인정해주셨습니다.
이러한 이번 소송의 결과는 제게 지난 2년간의 상처를 씻어주는 위로와도 같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대중 여러분께 드렸던 피로감에 대해 부채의식을 느낍니다.
이제 그 빚을 새로운 K-팝의 새로운 비전으로 갚아 나가고자 합니다.
오늘 제가 이 자리에 선 이유는, 제가 승소의 대가로 얻게 될 256억 원을 다른 가치와 바꾸기로 결정했음을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
256억 원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 일생을 바쳐도 접하기 힘든 거액입니다. 그리고 이제 막 새로운 시작을 알린 제게도 너무나 귀한 자금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거액의 돈보다 훨씬 더 간절히 바라는 가치가 있기에, 하이브에 의미있는 제안을 하고자 이 기자회견을 열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런 결정을 하게 된 모든 이유 가운데 가장 절실한 이유는 바로 ‘뉴진스’ 멤버들 때문입니다.
제가 256억 원을 내려놓는 대신, 현재 진행 중인 모든 민형사 소송을 즉각 멈추고 모든 분쟁을 종결하길 제안합니다. 이 제안에는 저 개인뿐만 아니라, 뉴진스 멤버, 외주 파트너사, 전 어도어 직원들은 물론, 이 싸움에 휘말려 상처받은 팬덤을 향한 모든 고소와 고발 종료까지 포함돼 있습니다.
이 모든 소송 분쟁이 종료돼야 아티스트들은 물론, 그 가족, 팬덤에 이르기까지 더 이상의 무분별한 잡음이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행복하게 무대에 있어야 할 다섯 멤버가 누군가는 무대 위에, 누군가는 법정 위에 서야 하는 현실을 더는 지켜볼 수 없습니다. 무대 위에 있는 멤버들도 괴로울 것이고, 이를 지켜보는 팬 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이 상황을 행복하게 바라보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토록 갈가리 찢겨진 마음으로는 결코 좋은 문화를 만들 수 없습니다.
여러번 말씀드렸던 바와 같이 제게는 돈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많습니다. 제 진정성이 확인됐기에 이제 세상엔 돈보다 더 귀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꼭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256억 원이라는 거액을 다른 가치와 바꾸겠다는 이 결단이, K-팝 산업의 전체적인 발전과 화합으로 승화하길 기대합니다.
저와 하이브가 있어야할 곳은 법정이 아니라 창작의 무대입니다.
제게는 뉴진스를 런칭하며 가졌던 창작의 비전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다 끝내지 못해 너무 아쉽지만, 그렇기 때문에 현 어도어가 법원에서 말씀하셨던 ‘뉴진스가 돌아오면 잘해주겠다‘는 약속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당부드립니다.
뉴진스 멤버 5명이 모두 모여 마음껏 자유롭게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십시오. 아티스트가 다시 빛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 그것이 어른들이 해야 할 유일한 역할일 것입니다.
제게 256억 원은 K-팝의 건강한 생태계와 아티스트의 평온한 일상을 되찾는 가치보다 크지 않습니다.
이젠 우리 모두 서로가 보다 나은 무대를 팬 여러분께 선사할 수 있도록 각자의 길에서 최선을 다했으면 합니다.
우리 어른들이 법정이 아닌 음악과 무대에서 실력을 겨루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를 제안합니다. 이 분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함께 피해를 보는 것은 이 산업의 주인공인 아티스트들입니다.
하이브와 방시혁 의장님. 이제 우리 법정이 아닌 창작의 자리에서 만납시다. 2025년 7월의 상법 개정 등 기업의 책임이 엄중해진 시대에, 엔터 산업의 리스크를 해소하고 화합을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주주와 팬들을 위한 가장 현명한 경영 판단이 될 것입니다.
이제 저는 ‘전 어도어 대표’라는 꼬리표를 떼고, ‘오케이 레코즈 대표’로서 새로운 길을 걷고자 합니다. 앞으로 저는 K-팝 산업을 대표할 새로운 아티스트 육성과 새로운 방향성의 비즈니스에 제 모든 에너지를 쏟겠습니다.
바쁘신 시간에도 제 기자회견에 찾아와주신 언론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오늘 이후 더 이상의 소모적인 기자회견은 없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제 기자회견장도 법정도 아닌, 창작의 무대에서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제가 가장 잘하는 크리에이티브에 전념하겠습니다. 오늘 제 진심이 전해져, K-팝 산업 전체가 다시 건강하게 숨 쉴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오늘 코스피 6천을 돌파했습니다.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제안에 대하여 하이브가 전향적으로 숙고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