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윤수경기자] 사랑스러운, 사랑하는 마음이 열리게 하는. 바이러스가 마음을 열어버린 이야기다.
강이관 감독은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바이러스’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재앙적인 바이러스 영화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사회적인 문제로 해결책을 찾는 이야기였다보면, ‘바이러스’는 본인이 살기 위해 백신을 찾아 나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바이러스를 긍정적인 면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는 이유 없이 사랑에 빠지는 치사율 100% 바이러스에 감염된 ‘택선’이 모쏠 연구원 ’수필‘, 오랜 동창 ’연우’, 그리고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전문가 ‘이균’까지 세 남자와 함께하는 예기치 못한 여정을 그린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극중 배두나는 연애 세포 소멸 직전 바이러스로 인해 온 세상과 사랑에 빠진 번역가 ‘택선’ 역을, 김윤석은 ‘톡소 바이러스’ 연구에 매진해온 전문가 ‘이균’으로, ‘택선’의 동창이자 자동차 딜러 ‘연우’ 역은 장기하가 맡아 연기했다.

강이관 감독은 “배두나는 알고 있는 것보다 예상을 뛰어넘는 배우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지만 CG나 다른 효과 없이 오로지 연기로 잘 표현해 줬다. 김윤석 배우는 말할 필요도 없이 연기 장인이다. 내가 가만히 있어도 될 정도로 알아서 잘 해주셨다”고 배우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바이러스’로 정식 스크린에 데뷔에 나선 장기하에 대해서는 “연기 평점을 매기자면 5점 만점에 5점이다. 굉장히 진지하고 성실했다. 준비도 철저하셨다. 의외의 모습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장기하는 “촬영하는 것 자체가 즐겁고 배우는 것이 많았다. 시간이 많이 흘러서 추억이 될 때쯤 개봉을 하게 돼 기뻤다. 스크린에서 내 얼굴을 보니 재밌다”며 “연기로 따지면 시트콤 ‘감자별’에도 출연했다. 꼭 연기를 해야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폐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하고 싶다고 느꼈다. 기회가 된다면 또 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바이러스’ 배우들은 작품 선택 이유로 독특함을 꼽았다. 김윤석은 “시나리오를 받고 독특하고 엉뚱하다고 생각했다. 사랑인지 감염이 되어서 일어나는 증상인지 본인도 알 수 없는 감정 상태가 재밌더라. 그 부분에서 끌렸다”고 말했다.
배두나 또한 “엉뚱하다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 공감했다”며 “이전에 형사물, 좀비물 같은 장르를 해왔기 때문에 밝고 명랑한 영화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힐링이 되겠다 생각했다. 사실 김윤석 선배님 캐스팅 소식을 듣고 이균에 이미 대입해서 읽었다. 너무 재밌더라”며 선택 이유를 밝혔다.

김윤석과 연기 호흡에 관해서는 “고대하던 선배님과 첫 작업인데 로맨스라 재미있었다. 선배님은 상대의 연기도 잘하게 만드는 마법을 가졌다. 존재만으로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게 된다”라며 ”김윤석 선배님의 영화들이 성공하는 이유가 선배님이 서포트를 하고 계셔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음 기회가 있다면 또 누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윤석은 극 중 배두나와 깜짝 로맨스 장면을 언급하며 “연구소에서의 로맨스는 러브신이 아니라 액션 장면이었다. 배두나가 모르고 넥타이를 감아서 목이 졸렸다. 현기증이 날 때까지 참았다”면서도 “그 장면을 찍을 때, 이 나이에 그런 장면을 언제 해보겠냐 생각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2020년 촬영을 마친 ‘바이러스’는 약 5년 만에 스크린에 걸린다. 김윤석은 “영화를 개봉하면서 신도 나지만 겁도 난다. 찍기 전과 개봉할 때 상황이 너무 바뀌었다. 당시에는 보호복과 PCR 검사, 원심분리, 혈액 검사 같은 것들이 일상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우리가 스포츠 경기를 볼 때 광장 같은 곳에서 모두가 함께 몰입을 하면서 보지 않나. 관객들도 함께 모여 스크린에 집중해서 공감하며 다같이 웃고 떠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배두나는 “우리가 촬영을 할 때 극장 영화로 찍으면, 연기를 스크린용으로 하게 된다. 스크린은 크고 관객분들도 집중하고 보시기 때문에 더 섬세하게 작은 표정 하나하나까지도 신경을 쓴다. 디바이스의 크기에 따라 연기도 바뀐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바람은 극장에 와서 보셨을 때 가장 최적화된 연기를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극장 관람을 독려했다. yoonss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