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그날, 세계는 숨을 죽였다.

지난 2016년 3월 바둑 전설 이세돌은 인공지능 알파고와 마주했다. 패배가 예정된 싸움이라 여겨졌던 그 무대에서 인간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냈다.

그리고 2025년 이세돌은 다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번에는 바둑판이 아닌, 인간 심리와 전략이 소용돌이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데블스 플랜: 데스룸’(‘데블스 플랜2’)에 들어갔다.

28일 서울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 나루 볼룸에서 열린 ‘데블스 플랜2’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이세돌은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서 출연을 결정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실제로 좋은 경험을 했다. 일단 바둑 외적으로 승부욕을 느껴본 게 처음이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게 어렵고 힘들게 느껴졌는데 지나보니 재미있더라. 어느 순간 즐기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세돌은 스스로를 ‘샤이하다’고 표현한 적 있다. 말보다 돌로 대화하고, 표정보다 수로 감정을 풀어내던 그는 스포트라이트를 즐기지 않는 승부사였다. 그런 그가 다수의 카메라와 수십 개의 마이크 앞에 서서, 복잡한 인간관계와 심리전 한복판으로 걸어 들어간다니, 팬들은 흥미를 감추지 못했다.

이세돌은 “바둑보다 ‘데블스 플랜’이 훨씬 어려운거 같다. 제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사람은 아니라서 부담감은 없다”며 웃었다.

이어 “실제 세트장에 들어갔을 때 제작진이 정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느꼈다. 게임도 신선했다. 이런 부분 때문에 더 몰입했다. 플레이어 캐릭터 하나하나 매력있다. 재밌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데블스 플랜2​’는 다양한 직업군의 브레인들이 7일간 합숙하며, 연합과 배신, 전략과 심리를 총동원해 최고의 두뇌를 가리는 예능이다. 이번에는 시즌 1보다 2명 늘어난 총 14인의 플레이어가 더 강렬하고 치열한 두뇌 서바이벌 게임에 도전장을 던진다. 다수의 참가자들은 최고의 견제 대상으로 ‘이세돌’을 지목했다.

손은유는 “시작부터 견제해야 하는 대상은 이세돌이라고 생각했다. 전설이기 때문이다. 1:1 매치나 결승에서 붙게 된다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팀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데플스 플랜2’속에서 늑대 같은 플레이어의 모습을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정종연 PD는 “시청자들이 제일 궁금한 사람을 섭외하다가 이세돌 프로가 눈에 들어왔다. 말을 진짜 재밌게 하신다. 도파민 중독자 느낌이 있다. 큰 승부를 기다리는 느낌이다. 이세돌의 입을 중점으로 보면 재밌게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넷플릭스는 ‘데블스 플랜2’를 5월 6일 1회부터 4회까지 공개한 뒤, 3주간 매주 화요일마다 후속 회차를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첫 회부터 치열한 심리전과 허를 찌르는 전략이 펼쳐질 예정이다.

특히 이세돌이 어떻게 인간 심리의 미로를 걸어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