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한국 창작뮤지컬의 클래식 ‘사랑은 비를 타고’가 30주년을 맞아 신구조화를 맞춘 특급 배우들과 함께 5년 만에 돌아온다. 대한민국 공연계를 이끌어가는 실력파 배우들과 젊고 신선한 젊은 배우들의 대거 등장으로 관객들의 기대가 높다.

노우성 연출은 29일 서울 강남구 백암아트홀에서 열린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프레스콜에서 30주년 무대에 오르는 배우 캐스팅 배경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 대해 “연출 의뢰를 받은 후 대본을 읽고 음악을 들으면서 차별점보단 30년이란 시간이 얼마나 긴 시간이었는지 느꼈다. 대한민국 창작 뮤지컬이 많지만, 30년이란 시간 속에 관객들에게 물림을 주는 공연은 손가락에 꼽힌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공연을 함께하는 사람들 모두 축하할 일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작품에 참여했던 수많은 선배님과 수없이 많은 위대한 아티스트들의 마음을 이어가고 싶다. 이를 지켜본 관객들, 특히 1995년 초연 관객이 있다면 여든이 넘었을 텐데, 그 마음을 연출가로서 안아내는 게 가장 중요했다”며 “2025년 현대 관객들에게 조심스럽게 우리 이야기 속 소중한 세월과 시간을 조심스럽게 전해야 한다는 사실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사랑은 비를 타고’는 ‘뮤지컬계 인큐베이터’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수많은 스타 배우가 거친 작품이다. 1995년 초연 당시 남경주, 남경읍, 최정원으로 구성된 세 명의 배우로 시작했다. 이후 엄기준, 신성록, 김무열, 김소현, 오나라, 오만석, 박은태, 카이, 윤공주, 김소향 등이 이를 통해 무대 경험을 쌓고 자신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인터미션 없이 100분 동안 단 세 명의 배우가 공연을 책임진다. 배우들은 연기력은 물론 밀도 높은 넘버를 동시에 소화해야 한다. 여기에 서로 간 긴밀한 호흡도 요구된다.

5년 만에 오르는 공연에 전·현직 아이돌인 데니안(god), 후이(펜타곤), 종형(DKZ), 재한(OMEGA X) 등 4명이 합류했다. 대극장 위주로 인기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아이돌들의 중소극장 출연은 티켓 파워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한 수단으로도 연결되고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시선도 있기에 아이돌 캐스팅이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노 연출은 “흔히 말하는 아이돌, 싱어라는 정체성을 가진 배우들과 많이 작업했다. 이들이 겪는 어려움과 노력의 과정들을 지켜봐왔는데, 사실 이번 과정에서 이들에게 굉장히 고마웠다”고 운을 띄었다.

이번 작품은 아이돌이란 편견의 틀에 박힌 배우들과의 협업이 아니었다. 근본 자체가 다르다. 노 연출은 “대극장의 경우 내면보단 스타일이 중요하다. 어디에서 어떤 자세, 발성, 대사를 하는지가 정해져 있는데, 작은 무대에서는 배우가 그 인물이 될 수 있느냐에 대한 내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극 중 동생 ‘동현’의 역할을 하면서 그 내면에 얼마나 다가가느냐다. 이 연기가 안되면 다 거짓말이 된다. 이번 연습 과정에서 기본적 테크니컬보단 ‘동현’의 7년간 세월, 집 떠나 돌아온 10년간 세월을 계속 나눴다. 내면에 다가가는 데 있어 얼마만큼 접근하느냐에 집중했다”고 했다.

13번째 시즌에 참여하는 ‘동현’ 역의 배우들에게 기대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직접 보인 노력과 열정이 벌써 심금을 울리고 있기 때문이다.

노 연출은 “늘 그랬듯 정말 순수하고 깨끗한 정신을 가진 배우들이다. 치열하게 연습했다. 비록 작은 극장에서 내면을 표현하는데 기술이 아직 덜 영글어서 세련된 맛은 적지만, 연습하면서 각자의 ‘동현’이 충분히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며 “조금 날 것 같지만, 연출 입장에선 진실한 무대를 꾸며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가족 이야기를 만들어 가면서 이들은 이미 가족이 됐다. 노 연출은 “싱어라는 정체성을 가진 인물이 뮤지컬 무대에서 한 인물로 살아가는 건 어려운 일이다. 폼이 아닌 내면을 가지고 살아남아야 한다. 꽤 훌륭하게 잘 해내 주고 있다. 연습 과정에서 보여준 치열했던 땀에 대해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사랑은 비를 타고’는 오늘(29일) 백암아트홀에서 개막, 오는 7월13일까지 공연된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