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식, 저작권료로 결혼 준비 중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가수 정중식이 저작권료 인생 역전을 맞았다. 그는 “한 달에 경차 풀옵션 한 대 값이 들어온다”며, 황가람의 리메이크 히트 이후 급증한 수입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정중식은 5일 SBS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에 출연해 자신이 ‘나는 반딧불’의 원곡자임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이 곡은 2020년 인디밴드 ‘중식이’ 시절 발표한 노래로, 지난해 가수 황가람이 리메이크해 큰 인기를 얻으며 뒤늦게 조명받고 있다.
“나는 반딧불이 황가람 씨가 부르기 전엔 만원, 20만원 정도 들어왔어요. 그런데 지금은 한 달에 경차 풀옵션 한 대 값은 들어옵니다. 노래가 다른 나라까지 팔려나가는 중이에요. 저작권 동의서 써달라는 연락이 계속 오고 있어요.”
◇ 무명에서 리메이크로…‘슬로우 히트’의 교과서
‘나는 반딧불’은 하늘의 별이라 생각했지만 결국 숲 속 벌레임을 깨닫는 자아의 무력감과, 그럼에도 빛나고 싶다는 희망을 담은 곡이다. 정중식의 진심 어린 서사에 황가람의 섬세한 보컬이 더해지며 늦깎이 명곡으로 재발견됐다.
황가람은 앞서 “저작권료는 나와 상관없다”며 여전히 알바를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원곡자 정중식은 이 리메이크 덕분에 생계 걱정 대신,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수준까지 됐다.
◇ 결혼 앞둔 예술가의 현실 “돈은 스쳐 지나가요”
정중식은 현재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을 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그의 주거지는 서울 성동구 마장 축산물 시장 인근의 창고형 주택. 그는 “싼 집이지만 나름 만족하고 살고 있다”고 말했다.
“결혼이 쉽지 않더라고요. 돈은 그냥 스쳐 지나가요. 결혼과 음악이 양립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헤어지기 싫어서 결혼하는 겁니다.”
◇ 저작권 산업의 단면, 리메이크의 힘
정중식의 사례는 국내 저작권료 배분 구조와 리메이크 시장이 어떻게 원작자에게 실질적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인디씬 출신 음악인이 지닌 곡이 수년 후 대중과 연결되며 ‘슬로우 히트’를 기록하는 과정은 최근 음악 산업의 새 흐름으로 주목받는다.
정중식은 “딴 일 안 하고 음악만 하면서 살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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