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군인 우즈(WOODZ, 본명 조승연)가 해냈다.
우즈의 ‘드라우닝(Drowning)’이 7일 멜론 톱100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파란이다. 2023년 4월 발매한 5집 ‘우-리(OO-LI)’ 수록곡이다. 2년 1개월 만에 세운 이례적인 역주행 기록이다.
신호탄은 지난해 10월 KBS2 ‘불후의 명곡’ 국군의 날 특집이었다. 군복을 입고 ‘조승연’이라는 명찰을 단 우즈가 장병들 앞에서 열창하는 영상이 퍼져나갔다. 짧게 자른 머리, 땀에 젖은 얼굴, 음원과는 사뭇 다른 거친 음색까지, 우즈는 감정을 토해내듯 무대를 압도하며 ‘드라우닝’을 쏟아냈다.
영상 속 우즈의 뜨거운 열창이 확산되며, ‘드라우닝’ 입소문이 시작됐다. 이어 멜론 톱100 차트에 진입하더니 7개월여의 상승 곡선 끝에 1위에 오르며 정점을 찍었다. 7일 기준 해당 영상 유튜브 조회수는 1200만 회를 넘었다. “너는 무슨 역주행을 군대 가서 하니” “뮤직비디오를 이걸로 바꿔라” 같은 댓글이 줄을 이었다.

‘드라우닝’은 이별의 감정을 비에 비유한 곡이다. 사랑하는 이가 떠난 뒤 슬픔이란 비에 잠겨 잠식되는 인물의 내면을 그렸다. 강렬한 베이스가 슬픔을 끌고 가며, 후반부 스트링이 곡의 애절함을 절정에 이르게 한다. 후렴구에서 터지는 우즈의 울부짖는 보컬은 듣는 이들의 심장을 직격한다.
우즈의 연예계 생활은 파란만장했다. 2014년 그룹 유니크(UNIQ)로 데뷔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이후 2019년 엠넷 ‘프로듀스 X 101’에서 활약해 프로젝트 그룹 X1으로 재데뷔했으나, X1이 ‘프로듀스101’ 시리즈 투표 조작 사건 여파로 5개월 만에 해체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솔로 아티스트로 전환하고 꾸준히 앨범을 내며 음악 세계를 구축해왔다. 뛰어난 가창력이 주목받고 있지만, 아이돌 활동 초기에는 랩을 담당했을 만큼 전천후 아티스트다. 창작 능력도 뛰어나다. ‘드라우닝’ 역시 우즈가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우즈의 ‘드라우닝’ 역주행은 K팝 시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요즘처럼 고비용 바이럴 마케팅이 주류가 된 시장에서 ‘드라우닝’ 역주행은 상징적”이라며 “오로지 음악과 무대의 힘으로 이뤄낸 성과”라고 평했다. 실제로 일명 ‘군복 드라우닝’ 영상은 군 장병들이 우즈의 폭발적인 열창에 열광하는 장면과 우즈 역시 무대를 진심으로 즐기는 모습이 깊은 인상을 남기며 영상 확산에 기여했다.

지난해 1월 육군 현역으로 입대한 우즈는 7월 전역 예정이다. 군 입대 직전 펼친 ‘우-리 피날레’ 콘서트에서 우즈는 팬들을 향해 “바라는 건 하나”라며 “여러분이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하루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1년반 뒤에 똑같이 소년 같은 모습으로 오고 싶다”며 “더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돌아오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rok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