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영화 ‘파과’가 꿈틀거리고 있다. 조용하지만, 묵직하다. 동시기 개봉작 러시 속에 박스오피스 4위로 출발했으나, 입소문은 활활 타오르고 있다.

영화 ‘파과’는 벌레들을 처리하는 방역일을 신성하게 여기는 60대 킬러 조각(이혜영 분)과 혈기왕성한 신예 킬러 투우(김성철 분)의 이야기를 담았다. 구병모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파과’는 지난달 30일 개봉 당일 좌석판매율 15.8%로 출발했다. 황금연휴를 노리고 개봉한 ‘파과’는 극장가를 제대로 저격했다. 이달 1일 좌석판매율이 20.7%로 상승한데 이어 5일 어린이날엔 29.0%까지 수직상승했다.

이는 동시기 개봉작인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썬더볼츠*’를 압도하는 수치다. 5일 기준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좌석 판매율은 24.0%다. ‘썬더볼츠*’는 16.8%를 기록했다.

특히 어린이날이 포함된 황금연휴엔 가족 단위 관객들이 다수다. 이를 위해 어린이 관객들을 겨냥한 작품이 주를 이룬다. 그럼에도 ‘파과’는 ‘60대 여성 킬러’ ‘액션 장르’ 등의 키워드로 극장가를 저격했다. 신선한 소재와 함께 장르적 쾌감이 시너지를 발휘한 것. CGV 에그지수도 93%로 안정적이다.

첫 주 관객수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7일 기준 누적관객수 26만여명이다. 박스오피스 5위권이다. 경쟁작들에 비해 비교적 적은 상영관수를 보유하고 있어서라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 6일 기준 ‘파과’의 스크린수는 746개에 그쳤다. 반면 경쟁작인 야당은 1397개를 보유했다. ‘썬더볼츠*’는 1082개,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1043개다.

입소문 노다지로 꼽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N차 관람’ 열풍과 함께 상영관수 확대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상영관을 더 늘려라” “‘파과’ 붐이 온다” 등의 댓글을 도배하며 영화에 힘을 싣고 있다. 민규동 감독의 연출적 요소는 물론 물 샐틈 없는 배우들의 연기, 아울러 이혜영과 김성철의 심상치 않은 ‘케미스트리’가 영화를 곱씹는 재미를 만든다는 평이다.

워낙 반응이 뜨거운 덕분에 일각에선 ‘개싸라기 흥행’(영화 개봉주보다 2주 차에 더 많은 관객이 몰리는 현상을 일컫는 영화계 은어)도 노려볼만 하다는 시선이다. 이를 입증하듯 ‘파과’는 7일 낮 12시 기준 실시간 예매율에서 동시기 개봉 한국 영화 중 예매율 1위(10.4%)를 기록했다.

배우들 역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연 배우 이혜영은 지난 3일 부산에서 진행된 ‘파과’ 무대인사에서 직접 무릎을 꿇었다. “혼신의 힘을 다했다”는 호소가 이어졌다. 김성철은 일찍이 큰절 공약까지 내세웠다.

쟁쟁한 경쟁작들 사이 ‘파과’의 존재감은 뚜렷하다. 한국 장르 영화의 저력이란 문구로 응원받고 있다. 일찍이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제 더 많은 국내 관객을 만날 차례다. sjay09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