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또 악플 세례다. SBS Plus, ENA ‘나는 솔로’ ‘나는 솔로, 그 후 사랑은 계속된다’(이하 ‘나솔사계’), 여기에 ‘지지고 볶는 여행’(이하 ‘지볶행’)까지, 비연예인 출연자들을 향한 악플 ‘까판’(까는 판의 인터넷 용어)이 열렸다. 해당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촌장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나는 솔로’ 10기 첫 번째 돌싱 특집에 출연했던 정숙(가명)이 먼저 나섰다. 자신의 SNS를 통해 ‘지볶행’ 악마의 편집에 따른 악플을 호소한 것. 10기 정숙은 “방송 시청률도 좋지만 저를 너무 성질머리 못 되게 이기적인 그런 사람만으로 악마의 편집이 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볶행’에서 10기 정숙은 온천 여행을 제안하는 10기 영수에게 연신 불만을 드러냈다. 결국 폭발한 10기 영수는 “(10기 정숙이 원하는) 그런 곳은 없다”고 일침했다. 일각에선 의견 제시없이 불만을 드러내는 10기 정숙의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다만 10기 정숙은 해당 장면이 ‘악마의 편집’임을 강조했다. 10기 정숙은 이미 ‘나는 솔로’ ‘나솔사계’ 출연 당시 강한 어투로 인해 비난의 중심에 섰다. 이어 출연한 ‘지볶행’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10기 정숙 입장에선 반복된 논란과 계속된 악플에 날이 설 수밖에 없다.
‘나솔사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현재 방영 중인 골싱민박 출연자 장미는 22기 영식과 초콜릿 선물을 두고 갈등을 벌였다. 22기 영식이 다른 여성 출연자에게 초콜릿을 선물하자 장미가 이에 대해 날서게 추궁한 것.
해당 장면이 공개된 직후 장미의 언행을 향한 악플이 쏟아졌다. “영식이 뭘 그렇게 죽을 죄를 지었냐” “비난이 과도하다” 등의 댓글이 달리자 장미는 SNS 댓글창을 폐쇄했다. 결국 장미는 “방송 보면서 표정, 억양, 말투 거울 치료하고 있다. 저의 미성숙한 행동으로 불편을 드린 부분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나는 솔로’ 출연자들도 매 기수 악플과 전쟁 중이다. 특히 25기 영자는 “제발 도를 넘는 댓글, 게시물들 제작을 삼가 달라”며 “부디 아량을 베풀어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지 말아 주세요”라고 애원했다. 세간에 큰 파장을 일으킨 16기 돌싱 특집 출연자들은 이미 릴레이 법적대응을 벌였다.

물론 일반인 출연자들은 제작진의 편집을 감안한다. 망신을 당할 수 있다는 각오로 미디어에 등장하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심한 편집에 몸살을 앓다 불만을 제기하는 것이다. 지속적인 불만이 있음에도 제작진은 여전히 ‘빌런 메이킹’에 주력한다. 결국 두 관계 사이에서 중요한 것은 ‘신뢰’다.
앞서 일반인을 앞세운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연출한 한 PD는 본지와 통화에서 “초반에 상호간 신뢰를 쌓아야 한다. 그래야 혹시 문제가 생기더라도 서로 의도하지 않은 사고라는 것을 알고, 정리해나갈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쉽지 않은 부분임을 알고 있다”고 토로했다. 미디어 노출 경험이 적은 일반인 출연자 특성상 돌발상황도 많다는 게 요지다. 해당 PD는 “사실 요즘은 반응들이 너무 즉각적으로 쏟아진다. 비연예인분들은 본인이 화면에 어떻게 보일지 미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제작진 입장에선 최대한 커버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시청률 전쟁의 시대,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초점은 자극에 맞춰져 있다. 이에 따른 후폭풍은 지독하게 가혹하다. 제작진은 화제성을 얻는다지만, 출연자들은 일상을 잃는다. 그럼에도 매 방송, 매 회차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다. 결국 달디 단 열매는 제작진이, 치명적인 독은 출연자에게 떨어지는 악순환이다.
악플의 문제는 전적으로 작성자에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한 ‘판’의 시초는 제작진에게 달려있다. sjay09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