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제4의 벽’을 넘었다. ‘제4의 벽’은 본래 연극 용어다. 연극 밖 현실 세계와 무대 위 전개되는 극을 의미한다. 이 벽을 넘어 드라마 속 가상의 아이돌이 ‘현실’ 아이돌이 됐다.

tvN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언슬전’) 속 그룹 하이보이즈(HI-BOYZ)는 이른바 ‘망돌(망한 아이돌)’이다. 예명 엠제이로 활동하던 엄재일(강유석 분)은 팀이 망한 뒤 종로 율제병원 산부인과 레지던트가 됐다.

그런 하이보이즈의 유일한 히트곡은 ‘그날이 오면’이다. 엄재일의 과거사가 드러나며 ‘그날이 오면’ 퍼포먼스 비디오 티저와 음원도 실제로 공개됐다. 엄재일의 본체인 배우 강유석과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수빈, 연준이 직접 가창했다.

‘언슬전’의 인기 덕분일까. ‘언슬전’ OST 중 하나였던 ‘그날이 오면’은 국내 주요 음원 차트 멜론에서 TOP100에 진입했다. 작품 종영 이후에도 화제성은 계속됐다. Mnet ‘엠카운트다운’의 러브콜도 받았다. 드라마 속 가상의 보이그룹이었던 하이보이즈는 제4의 벽을 넘어 현실로 진출했다.

강유석은 ‘언슬전’ 속 엄재일 겸 멤버 엠제이로 ‘엠카운트다운’를 찾았다. 본 무대 전 사전 인터뷰 도중 엠제이는 휴대전화를 꺼내 “어, 사비(한예지 분)야. 나 ‘엠카운트다운’ 왔어. 환자 체크 좀 대신 해줘”라며 드라마와 현실을 오가는 재미를 선사했다. 엄재일을 응원하기 위해 율제병원 레지던트 동료 김사비, 표남경(신시아 분)도 현장을 찾았다.

지난해 tvN ‘선재 업고 튀어’(이하 ‘선업튀’)로 탄생한 밴드도 벽을 넘었다. 극 중 주인공 류선재(변우석 분)는 밴드 이클립스의 리드 보컬이자 톱배우다. 이들의 히트곡이자 OST인 ‘소나기’는 국내 음원 차트를 비롯해 빌보드 차트까지 진출했다.

‘2024 MAMA AWARDS’까지 이어진 화제성 덕분에 변우석은 페이보릿 글로벌 트렌딩 뮤직 부문상을 수상했다. 무대에 오른 변우석은 “인혁(이승협 분)아, 현수(문시온 분)야, 제이(양혁 분)야 우리 상 탔다”며 이클립스 멤버들을 호명했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이클립스였습니다”라고 센스있는 수상 소감을 남겼다. 이와 함께 ‘소나기’ 라이브 무대로 류선재와 변우석을 오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 속 가상 걸그룹 드림스윗도 실제 일본에서 개최된 케이콘(KCON) 무대에 올랐다. 배우 수지를 필두로 고아성, 댄서 리안, 시미즈, 가수 자넷서가 드림스윗이 돼 케이콘에서 퍼포먼스를 펼쳤다. 아이돌 세계관을 다룬 KBS2 드라마 ‘이미테이션’ 속 걸그룹 티파티와 보이그룹 샥스도 KBS2 ‘뮤직뱅크’에 무대에 선 바 있다. 이들의 제4의 벽 부수기는 드라마 팬들에게도, 아이돌 팬들에게도 특별한 재미다. sjay09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