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맞지 않는 것 같다.”
한화 김경문(67) 감독이 조심스럽지만, 확실하게 의사를 내놨다. 오후 5시에서 2시로 시간이 바뀌는 부분에 관한 얘기다. 전면 반대는 아니다. 대신 ‘너무 많다’고 했다. 실제로 한화가 가장 많이 했다. ‘낮 경기’는 어느 팀이나 선호하지 않는다.
KBO리그 경기는 개막 후 5월까지는 주중 오후 6시30분, 토요일 오후 5시, 일요일 오후 2시 경기가 열린다. 6월이 되면 주말 경기는 모두 오후 5시로 바뀐다. 7~8월은 주말 오후 6시 시작이다. 단, 6~8월도 고척은 일요일 경기 오후 2시 시작이다.

2024년 KBO리그 인기가 ‘대폭발’했다. 상대적으로 중계에 소극적이던 공중파에서도 ‘수시로’ 주말 경기 중계에 나섰다. 중계를 위해 토요일 경기 시간이 조정됐다. 5시에서 2시로 당겼다. 개막 후 5월까지 7경기가 대상이 됐다.
올시즌은 더 많아졌다. 뜨거운 인기에 공중파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5월까지 중계 때문에 시간이 바뀌었거나 바뀌는 경기가 무려 19경기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배에 가깝다. 주로 인기 팀 위주로 편성됐다. ‘시청률’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가장 많이 바뀐 팀은 어디일까. 한화와 LG, KIA가 각각 6경기씩이다. 삼성과 KT가 4경기, 롯데-두산-키움이 3경기씩 잡혔다. SSG가 2경기, NC가 1경기다.
금요일 야간 경기 치르고, 토요일 낮 경기를 해야 하는 선수단은 부담스럽다. 어쩌다 한 번이면 모를까, 수시로 해야 하니 더 만만치 않다. 우천 취소로 실제 경기가 열리지 못한 날도 있다. 그러나 ‘일찍 출근해야 한다’는 점은 같다.

한화 김경문 감독이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놨다. “인기가 높다는 점은 감사한 부분이다. 대신 감독으로서는 낮 경기가 자주 잡히는 것이 반가운 일은 아니다.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더 쉬어야 하지 않나. 저녁 경기 후 바로 낮 경기를 하게 되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낮 경기가 너무 잦다. 피로도 걱정을 안 할 수 없다. 이게 또 수시로 나오니까 좀 고민스럽다. ‘2시 경기가 잡히면 무조건 해야 하는 건가?’ 싶다. 특정 팀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안 맞는 것 같다. 그렇게 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정하게 하면 좋은데, 몇 팀에 집중되지 않나. 우리뿐만 아니라 해당 팀 선수들에게 득이 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방송사 사정도 있을 것이다. 계속 생각하고 있다. 시즌 후 얘기를 해볼까 싶기도 하다”고 짚었다.

롯데 김태형 감독도 “아무래도 선수들이 낮 경기는 피곤할 것이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컨디션 조절에 조금은 영향이 있지 않나 싶다. 생활 패턴이 바뀐다. 중계권이 있으니까 또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보편적 시청권을 고려하면 공중파에서 한 경기라도 더 중계하는 쪽이 당연히 좋다. 필요한 부분이다. 일부 팀에 집중되면 형평성 얘기도 나올 수밖에 없다. ‘묘안’이 있을까. 한국야구위원회(KBO) 조율이 필요해 보인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