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팬덤’. 스포츠 혹은 엔터테인먼트 세계에서만 통하는 줄 알았던 팬덤이 식품업계에서도 몫을 해내고 있다. 경제 불황과 고물가 시대에 유명 셰프의 레시피를 곁들인 콜라보 상품이 줄이어 히트하며 ‘효자템’으로 떠올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정호영 셰프와 손잡고 ‘카덴’ 들기름 비빔우동, 유부냉우동과 메밀 냉소바를 각각 5480원에 출시했다. 외식 비용이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전문 식당 수준의 일식 면요리를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이마트와 카덴이 앞서 선보인 ‘나가사키 짬뽕탕’은 4만7000개, ‘마제우동’은 3만3000개 판매고를 올린 만큼 전망이 밝다.
이마트24도 오스틴강 셰프와 공동 개발한 퓨전 한식 3종을 ‘셰프의킥’을 통해 개시했다. ‘갓장아찌동치미국수’와 ‘장아찌간장비빔밥’은 4900원, ‘토핑유부초밥’은 3900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기존 라인업의 판매량을 살펴보면 최현석 셰프의 ‘단호박크림뇨끼’는 조리면 카테고리 2위, 여경래 셰프의 ‘깐풍기&깐풍만두’는 간식·안주 카테고리 3위를 기록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카덴 냉우동과 소바를 개발한 이마트 김익중 대용식 바이어는 “제조사, 셰프와 함께 고객이 만족하면서도 시중에서 경험하지 못한 특별한 맛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맛뿐 아니라 상온 상품으로도 용이해 여름철 언제나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햄버거 업계 또한 ‘스타 셰프’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롯데리아는 권성준 셰프의 레시피를 담은 ‘나폴리아맛피아 모짜렐라버거’ 2종을 선보였는데, 재구매율이 타 제품 대비 2배 이상에 달한다고 업계는 전했다. 최근 롯데리아가 출시한 신제품 중 판매량이 가장 높을 뿐 아니라 석 달간 400만개가 불티나게 팔리기도 했다.

업계를 막론하고 지적재산(IP)을 활용한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맘스터치와 에드워드 리 셰프의 활약이 가장 눈에 띈다. 올해 2월 출시된 ‘에드워드 리 버거 2종’은 4월말 기준 누적 판매량 200만개를 돌파했고, ‘에드워드 리 빅싸이순살’도 출시 일주일 만에 10만개가 팔렸다. 덕분에 맘스터치의 제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8%, 164% 증가세를 보였다. 가맹점 전체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0.2% 급증했다.
최근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와’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등 요리 예능이 입소문을 타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IP는 곧 화제성과 경쟁력, 충성심을 동반하므로 식품업계가 발 빠르게 나선 셈이다. 무엇보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유명 셰프의 요리를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접근성이 편리한 유통채널을 통해 온·오프라인으로 구매 가능한 게 특징이다. 여기에 출시 이벤트 등 다양한 마케팅과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아무리 맛과 가성비가 좋더라도 늘 ‘대체품’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하루가 다르게 격변하는 트렌드 홍수 속 식품업계와 셰프의 협업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방안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sho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