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프랑스 리그1의 명문 클럽 파리 생제르맹(PSG)이 창단 55년 만에 염원하는 ‘빅이어(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PSG는 1일 새벽(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 인테르 밀란(이탈리아)과 결승전에서 5-0 대승하며 정상에 섰다.

1970년 창단한 PSG는 2011년 카타르 국부펀드인 카타르투자청 소유 카타르스포츠인베스트먼트에 인수된 뒤 이른바 ‘오일머니’를 앞세워 슈퍼스타를 두루 영입했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네이마르 다 실바(브라질) 킬리앙 음바페(프랑스) 등 세계 축구를 대표하는 최고 스타가 PSG 유니폼을 입었다. 무려 2조 원이 넘는 이적료를 쓴 게 PSG다.

다만 리그1에서는 역대 최다인 13회 우승을 차지하며 승승장구했는데 염원한 UCL과 연이 없었다. 그러다가 2019~2020시즌 처음으로 결승에 올랐는데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0-1로 져 준우승에 그쳤다.

메시와 네이마르는 2023년 PSG를 나란히 떠났다. 한계가 오는 듯했다. 하지만 ‘우승 청부사’로 불린 루이스 엔리케(스페인) 감독이 그해 부임한 뒤 새로운 꿈을 꿨다. 2014~2015시즌 자국 명문 FC바르셀로나를 이끌며 UCL을 포함해 3관왕 영광을 안긴 엔리케 감독은 젊고 공수 기동력이 뛰어난 선수를 중용하며 PSG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마침내 2024~2025시즌 팀을 역대 두 번째 UCL 결승에 올려놨다. 토너먼트에서 여러 위기를 딛고 일어섰다. 결승 상대는 통산 네 번째 UCL 빅이어를 노린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인테르 밀란. 그러나 엔리케 감독이 내세운 최전방의 흐비차 크라바츠헬리아, 우스만 뎀벨레, 데지레 두에를 비롯한 선발진은 완벽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펼쳤다. 전반 12분 두에의 침투에 이은 아치라프 하키미의 선제 결승골이 터졌다. 이후 두에가 전반 20분과 후반 18분 연속포를 터뜨리며 인테르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후반 인테르가 공격 숫자를 늘리며 맞섰으나 PSG는 역습을 통해 크바라츠헬리아, 세니 마율루까지 득점에 가담하며 인테르를 짓밟았다.

결국 엔리케 감독의 PSG는 유럽 정상의 팀으로 거듭났다.

이번시즌 리그1과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 컵), 슈퍼컵에서 우승한 PSG는 UCL까지 4관왕을 차지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국내 팬에겐 이강인의 결장이 아쉬웠다. 박지성, 손흥민(토트넘)에 이어 한국인으로 역대 세 번째 UCL 결승 무대를 밟았으나 끝내 출전 기회를 주어지지 않았다. 교체 명단에 포함된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강인은 지난 8강전부터 뛰지 못했다. 사실상 엔리케 감독 구상에서 제외됐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클럽과 연결되며 올여름 이적이 유력해지고 있다.

이강인은 이날 뛰지 못했지만 득점 순간 벤치에서 일어나 펄쩍펄쩍 뛰며 기뻐했다. 경기 직후에도 우승 기쁨을 나누면서 PSG 일원으로 역사에 이름을 아로새겼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