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두산 이승엽(49) 감독이 끝내 자진 사퇴했다. 성적 부진에 대한 부담을 끝내 이기지 못한 모양새다.

두산은 2일 “이승엽 감독이 2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구단이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두산은 올시즌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58경기에서 23승3무32패, 승률 0.418로 리그 9위다. 시즌 전부터 부상자가 속출했고, 오롯이 극복하지 못했다.

특히 토종 에이스 곽빈과 불펜 핵심 홍건희가 뛰지 못한 것이 크다. 곽빈은 3일 시즌 첫 경기에 나선다. 홍건희는 아직 1군에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3시즌을 앞두고 두산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코치 경력 없이 바로 감독이 됐다. 놀라운 선택이었고,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KBO리그 역대 최고를 논하는 스타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제법 나왔다. “프로 감독이 만만한 자리가 아니”라는 비판의 목소리까지 돌았다. 결과적으로 지도자 생활은 야구예능 ‘최강야구’ 감독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첫 시즌 5위에 자리하며 가을야구에 나갔다. 팬들은 만족하지 못했다. 5위를 하고도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종료 후 팬들에게 인사하는 자리에서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이승엽 감독도 당황했다는 후문.

2024시즌에는 정규시즌 4위로 마무리했다. 한 단계 올라섰다. 그러나 와일드카드전에서 KT에 패하고 말았다. 역대 최초 ‘업셋’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2025시즌을 벼렀다. 준비도 열심히 했다. 그러나 ‘중도 사퇴 엔딩’이다. 좋지 못한 경기력이 발목이 잡혔다. 시즌 전 박정원 구단주가 “4~5위 하려고 야구하는 것 아니다”며 각오를 다졌으나 현실이 따라주지 못했다.

결국 두산의 파격 선택은 실패로 마무리되고 말았다. 이승엽 감독은 통산 346경기, 171승7무168패, 승률 0.504를 기록하고 지휘봉을 내려놨다.

두산 관계자는 “세 시즌간 팀을 이끌어주신 이승엽 감독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승엽 감독은 올 시즌 부진한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구단은 숙고 끝에 이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3일 잠실 KIA전부터 조성환 퀄리티컨트롤(QC)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는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