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의 가장 큰 매력은 실사화에 있다. 3부작 원작 애니메이션이 총 16억달러(약 2조2000억 원)의 흥행 수익을 기록한 드림웍스의 대표 프랜차이즈이다. 만화의 상상력은 이어가되 실사 영화에서 추구하는 현실감을 잘 반영해야 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성공작의 요건을 갖췄다. 볼거리, 스토리 등이 풍성하다.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을 유니버설 픽쳐스가 잘 다듬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6일 개봉하는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는 바이킹답지 않은 외모와 성격 때문에 모두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히컵(메이슨 템즈 분)과 베일에 싸인 전설의 드래곤 투슬리스(제라드 버틀러 분)가 차별과 편견을 넘어 특별한 우정으로 세상을 바꾸는 이야기다. 원작 애니메이션 시리즈 3부작을 모두 연출한 감독이자 아카데미 3회 노미네이트, 골든 글로브를 수상한 딘 데블로이스 감독 등 제작진이 모두 참여했다.

데블로이스 감독은 스포츠서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작의 감성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애니메이션이 관객에게 선사한 경이로움을 (이번 영화에서도) 유지하는 게 중요했다”며 “드래곤의 서식지를 현실감 있게 만들기 위해 아이슬란드, 페루 등 완벽한 로케이션 찾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투슬리스의 반짝이는 눈동자, 깜빡임은 반려동물을 자세히 관찰해 반영했다. 마치 살아있는 생물을 실제 촬영한 듯한 느낌이 드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VFX(시각효과)만 뛰어난 게 아니다. 서사적으로도 뛰어나다. 주인공의 감정 흐름에 따라 잘 따라갈 수 있게 했다. 동물과 연대해 역경을 헤쳐가는 이야기다. 바이킹은 드래곤을 적으로 여긴다. 이들을 때려죽이려 한다. 히컵은 이런 바이킹의 주된 흐름과는 다르다. 이들과 공존할 수 있다고 믿는다. 투슬리스가 자신에게 보여준 환대 덕분이다. 사납지만, ‘길들이면’ 서로 함께 살아갈 수 있다고 주변을 설득한다. 인류가 동물과 공존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환기해 준다.

세대 간 갈등 요소도 적절히 분배해 넣어놨다. 히컵은 드래곤을 포획해 안전을 도모하려는 아버지 스토이크(제라드 버틀러 분)와 갈등을 빚는다. 그러나 위기가 닥치고 결국 히컵의 주장이 맞다는 걸 인정하면서 아버지도 아들의 뜻을 인정하고 자기 생각을 바꾼다.
아버지의 성장이 이 영화의 미덕이다. 아버지 스토이크는 감정적으로 뛰어나지만, 신체적으로 유약하다고 생각했던 아들의 특징이 드래곤의 위협에 맞설 수 있는 지점임을 깨닫게 된다. 데블로이스 감독은 “아들에게 약점이라 생각한 부분이 강점이 된다는 걸 알게 되면서 히컵과 스토이크 모두 성장한다는 게 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할리우드 실사화 영화의 주된 흐름 중 하나다. 주류에서는 소외된, 남들과는 다른 약점을 강점으로 바꿔내며 영웅으로 등극하는 이야기는 보편적 추세로 자리 잡았다. 비주류가 차별적 시선을 딛고 주류가 되는 건 우리 현실에서도 종종 목격하고 있다. 어린이도 어른에게도 용기를 줄 수 있는, 가족끼리 즐기기에 충분한 영화다. socool@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