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월드클래스 점퍼’ 우상혁(29·용인시청)의 오름세가 눈부시다. 올해 들어 국제대회 6연속 우승 행진을 이어갔다.
우상혁은 7일 새벽(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2025 세계육상연맹 로마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 경기에서 2m32를 넘어 우승했다.
이 대회엔 2024 파리올림픽 챔피언인 해미시 커(뉴질랜드)를 비롯해 이번시즌 1위 기록(2m34)를 보유한 올레 도로슈크(우크라이나),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장마르코 템베리(이탈리아) 등 세계 정상급 선수가 출전했다. 아직 이번시즌 공식전에 출전하지 않은 ‘최고수’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을 제외하면 우상혁이 오는 9월 도쿄 세계선수권에서 경쟁할 이들이 대다수 로마에 모였다.
우상혁은 제 경기력을 발휘했다. 2m16와 2m20을 1차 시기에 가볍게 넘은 데 이어 2m23을 2차 시기에 해결했다.
그러다가 2m26에서는 1,2차 시기 모두 실패해 탈락 위기에 몰렸으나 3차 시기에서 차분하게 바를 넘었다.

11명이 출전한 가운데 2m26을 넘은 건 우상혁과 도로슈크, 로메인 백퍼드(자메이카), 주본 해리슨(미국)까지 4명이다.
이후 우상혁과 도로슈크가 2m28을 2차 시기에 넘어서면서 은메달을 확보했다.
우승을 두고 바는 2m30으로 올라갔다. 도로슈크가 1차 시기에 성공한 것과 다르게 우상혁은 실패했다. 그러자 우상혁은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2m30을 건너뛰고 2m32로 바를 올렸다.
그는 집념을 발휘하며 1차 시기에 넘어섰다. 이번시즌 종전 최고 기록(2m31)을 경신하며 로마 다이아몬드리그 최정상에 오르는 순간이다.

우상혁은 지난 2월9일 시즌 첫 대회인 체코 실내대회에서 2m31로 우승했다. 이어 같은 달 19일 슬로바키아 대회에서도 2m28로 정상에 섰고, 3월21일 중국 난징 세계실내선수권에서 2m31로 역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신감을 품은 그는 실외 경기에서도 제 가치를 발휘했다.
지난달 10일 왓그래비티챌린지(2m29), 29일 구미 아시아선수권(2m29)을 연달아 제패했다. 이번 로마 다이아몬드리그까지 이번시즌 나선 6개 대회 모두 우승하는 저력을 뽐냈다.

우상혁은 최근 구미에서 지난해 파리올림픽 실패(7위)를 언급하며 “이전엔 큰 대회를 바라보면서 경기를 뛰었다. 올해는 대회마다 내가 훈련한 것만큼만 해보자는 마음으로 했다. 실제 훈련한 만큼 기록이 나온다. 기록이 잘 나오면 순위는 따른다고 본다”면서 “(파리의 실패가) 오히려 내겐 도움이 됐다. 과정에서 많은 배움이 있더라”고 말했다.
한층 성숙해진 우상혁의 점프는 이르게 세계선수권을 향하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