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삼성 ‘외국인 2옵션’ 데니 레예스(29)가 수상하다. 속구 스피드만 보면 2024시즌보다 살짝 올랐다. 그런데 성적은 더 좋지 못하다. 묘하다. 삼성도 머리가 아프다.
레예스는 올시즌 10경기 50이닝, 4승3패, 평균자책점 4.14를 기록 중이다. 시즌 내내 ‘퐁당퐁당’이라는 점이 문제다. 잘 던질 때는 강력한데, 아닐 때는 5이닝도 버겁다. 직전 등판인 7일 대구 NC전도 3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다.
2024시즌 삼성에 왔다. 데이비드 뷰캐넌과 재계약이 불발되면서 레예스를 데려왔다. 26경기 144이닝, 11승4패, 평균자책점 3.81을 올렸다. 성공적이다.

가을야구에서는 찬란했다. 플레이오프 두 경기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0.66을 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한 경기 나서 7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날았다.
사실 정규시즌만 보면 ‘압도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일단 이닝이 많지 않다. 딱 규정이닝이다. 이닝 리그 20위다. 대신 평균자책점은 9위로 좋았다. 초특급은 아니다. 대신 비교적 안정적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상급 선발이기는 했다.

올시즌은 시작부터 꼬인 감이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우측 중족골 미세 피로골절 부상을 당했다. 원래 안고 있던 것이라 한다. 시즌 출발이 살짝 늦었다. 3월30일이 첫 등판이다. 그리고 좋을 때 좋고, 아닐 때는 또 아니다. 기복이 문제다.
스피드는 괜찮다. 지난해 포심 평균 시속 144.7㎞, 투심 평균 시속 143.0㎞ 기록했다. 올해는 각각 145.1㎞와 143.5㎞다. 빨라졌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터도 그대로다.

그런데 맞는다. 제구가 뜻대로 안 된다고 봐야 한다. 몰리는 공이 제법 많이 나온다. 시속 150㎞ 이상 나오는 강력한 포심으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스타일이 아니다. 볼 배합과 제구로 승부해야 한다. 이게 안 되니 어렵다.
삼성도 고심이 깊어진다. 대략 2주 전 “조금 더 지켜보겠다”고 했다. 당장 교체 운운할 때는 아니라고 봤다. 대체 선수를 아예 찾지 않는 것은 또 아니다. 언제나 리스트업은 되어 있다.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봐야 한다.

삼성은 지난해 한국시리즈까지 올랐다. 올시즌 목표는 우승이다. 현재 상위권에 있기는 하다. 3위 경쟁 중이다. 탄력을 받으면 더 위도 바라볼 수 있다. 레예스 자리에서 뭔가 삐끗한다.
결단이 필요할 수 있다. 아니라고 판단하면 빠르게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물론 레예스가 페이스를 찾고 지난해 가을야구처럼 던져주면 가장 좋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