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진업 기자]17년 전 ‘에덴의 동쪽’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송승헌과 이다해가 중국에서 조우했다.

이다해는 9일 자신의 SNS 계정에 지난달 중국 항저우에서 진행된 한 코스메틱 브랜드의 글로벌 런칭 행사에서의 사진 여러 장을 게재했다.

이다해는 행사에서 착용한 블랙 드레스와 함께 매력을 뽐내기 위해 사진들을 올렸지만 눈길을 끄는 것은 다른 행사 관계자들과 함께 나란히 선 송승헌의 모습이었다. 송승헌은 해당 브랜드의 앰버서더며 이다해는 행사에 초청을 받아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이다해는 송승헌과 ‘묘한 인연’을 갖고 있다. 두 사람은 2008년 8월부터 2009년 3월까지 56부작으로 방송된 대작 MBC 월화드라화 ‘에덴의 동쪽’에 함께 출연해 연기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다만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은 끝까지 함께 가지 못했다. 2008년 12월 주연급으로 출연 중이던 이다해가 “한순간도 거짓된 연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며 드라마에서 하차를 했기 때문이다.

이다해는 당시 드라마의 홈페이지 시청자 의견난에 글을 올리고 “더 이상 이런 상태의 심신으로 연기를 할 수 없을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말씀을 드릴까 한다”고 하차 의사를 전하면서 “이유 없는, 자기답지 않은 말과 행동으로 내 역할이 바보처럼 보이게 하고 싶지 않았다”며 덧붙였다.

또한 “내가 나의 혜린을 이해할 수 없는데 어떻게 시청자들을 이해시키고 공감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해 이해하기 힘든 극중 캐릭터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으면서 하차를 했다.

이다해의 하차로 인한 여파는 송승헌에게까지 번졌다.

이다해의 갑작스런 하차와 관련해 송승헌 역시 프로그램 게시판을 통해 심경과 해명을 밝혀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당시 송승헌은 “최근 여러가지 시끄러운 소식을 전하게 돼 매우 안타깝고 죄송스런 마음 뿐이다. 요즘 작가 선생님의 건강 악화로 인한 교체설, 이다해의 중도 하차설 등 이런 모든 것들이 조금은 부풀려진 추측성 기사로 인해 ‘에덴의 동쪽’을 사랑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걱정를 끼쳐드린점 죄송하게 생각하고 드라마를 이끌어 가는 출연자를 대표해 우선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특히 당시 송승헌은 “후배 이다해의 하차설을 기사로 먼저 보게 됐고 나 또한 굉장히 놀랐다”며 “이와 관련해 내게 질타의 목소리를 높이시는 분들도 있었다. 이 점에서 이다해 본인도 자기의 순수한 의도와는 다르게 커진 일에 굉장히 당황하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고 밝히며 이다해의 하차와 자신이 무관함을 강조했다.

이어 송승헌은 “일부 기사에 의하면 이다해의 하차 이유 중 하나가 내 요구에 의해 그렇게 된 것처럼 나왔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라며 자신의 탓이 아님을 해명하면서도 “솔직히 같은 배우로서 충분히 이해가 가는 행동”이라며 동감의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결국 송승헌과 이다해는 250억원이 투입된 대작 드라마를 함께 시작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작가의 교체와 재복귀, 그로 인한 개연성과 완성도에 대한 아쉬움 끝에 한 배우는 중도 하차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과거를 가지고 있다.

중국에서 이루어진 두 사람의 만남이 눈길을 끈 이유는 악연도 선연도 아닌 17년 전 그러한 ‘묘한 인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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