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노무사 노무진’ 정경호가 매회 죽을 뻔한 엔딩에는 곱씹어 볼 포인트가 있다.
MBC 금토드라마 ‘노무사 노무진’(기획 권성창/연출 임순례, 이한준/극본 김보통, 유승희/제작 브로콜리픽쳐스)에서 정경호는 유령 보는 노무사 노무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극 중 노무진은 노동 문제에 큰 관심 없이 노무사가 됐지만, 산업재해로 죽은 유령들의 억울한 사연을 접하고 점점 변화하는 인물. 정경호는 노무사로 각성하는 무진의 변화를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현실적이면서도 판타지가 가미된 히어로적인 노무진의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특히 무진이 죽을 위기에 처하는 엔딩은 드라마의 또 다른 공식처럼 자리잡아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시작은 1회였다. 무진이 죽음의 문턱에서 만난 미스터리한 청년 보살(탕준상 분)은 화염에 휩싸인 채 등장해, 무진의 목숨을 살려주는 대가로 노동자 원혼들의 한을 풀어주고 성불시키라며 180일간의 ‘노무 계약’을 체결했다. 그 이후 무진은 계속해 죽을 고비를 겪고 보살을 만나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1회 엔딩에서는 공장에서 철근에 깔려 죽을 뻔했다가 부활했고, 2회 엔딩에서는 끊어진 전깃줄에 맞아 감전 사고를 당했다. 4회 엔딩에선 졸음운전을 하는 버스에 사고를 당하는 위기일발의 모습으로 긴장감을 치솟게 했다. 시청자들은 “엔딩마다 무진이 무사 기원한다”, “주인공이 4회 만에 3번 죽다 살아난 드라마”라며, ‘노무진 노무사’만의 색다른 엔딩에 반응을 보였다.
이 모든 위기 뒤에는 알고 보면 산업재해와 관련된 사회 현실이 반영돼 관심을 집중시킨다. 1회 사고는 ‘산재는 인재’라는 말처럼,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공장에서 벌어진 사고로 경각심을 일깨웠다. 2회 무진의 감전 사고 이유도 따로 있었다. 보살은 “노후 전신주 교체 시기가 30년인 것이 말도 안 된다. 그러니까 전신주 넘어지고 감전되고…내가 죽은 지 50년도 지났는데 달라진 게 없다”라며 문제점을 짚었다.
무진이 겪는 위기가 코믹하게 그려지지만, 그 이면을 살펴보면 묵직한 메시지가 숨어 있던 것이다. 매회 엔딩도 곱씹어 보게 되는 ‘노무사 노무진’은 이처럼 빈틈없는 이야기의 설계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러한 면에서 4회 엔딩은 5회의 시작을 더 궁금하게 만든다. 4회 엔딩에서는 졸음 운전 버스에 치일 뻔한 무진의 사고가 그려졌다. 그 뒤에는 어떤 원인이 있는 것인지, 또 보살은 왜 계속 무진이 죽을 위기일 때마다 나타나는 것인지, 5회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MBC 금토드라마 ‘노무사 노무진’ 5회는 6월 13일 금요일 오후 9시 50분 방송된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