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김동영 기자] “야구 평생 할 줄 알았는데, 이런 날이…”

SSG ‘추추트레인’ 추신수(43) 구단주 특별보좌역 공식 은퇴식이 열린다. 2024시즌 후 은퇴했다.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할 시간이 없었다. 올시즌 따로 시간을 만들었다. 추신수 보좌역은 “행복하다”고 했다.

SSG는 1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롯데와 2025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를 치른다. 이날은 추신수 보좌역 은퇴식이 열리는 날이다. 경기 전 다양한 이벤트가 열렸다. 경기 후에는 공식 행사가 진행된다.

경기 전 추신수 보좌역을 만났다.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야구를 평생 할 줄 알았다. 이런 날이 왔다. 은퇴식이 있을 것이라 느끼기는 했다. (이)대호 은퇴식을 보면서 ‘나도 그런 장면이 오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긴장되거나, 아쉽지는 않다. 지금 굉장히 행복하다. 야구를 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응원도 받았다. 박수를 받으면서 마무리하고, 떠날 수 있게 됐다. 모든 선수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34년 야구인생을 마치면서 큰 선물을 받는 느낌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SSG도 내가 4년밖에 뛰지 않았다. 이렇게까지 해주실 필요는 사실 없다. (은퇴식이 없다고)내가 섭섭한 것도 없다. 구단에서 너무 신경 써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마지막 인사를 못한 것이 아쉬웠는데, 구단에서 신경 써주셨다. 감사하다는 말 외에 떠오르는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특별 엔트리를 통해 하루 선수로 등록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 선수단은 은퇴식을 기념해 특별 유니폼을 착용한다.

추신수 보좌역은 “텍사스 시절 마지막 경기 때, 라커룸에 ‘CHOO 17’ 유니폼이 걸린 것을 봤다. 감사했다. 특별한 순간이고, 특별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오늘은 그때와 조금 다르다. 그때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오늘은 축복받은 느낌이다. 많은 선수들이 내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게 굉장히 영광스럽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구장에 와서 (김)광현이 봤는데 ‘타석에 한 번 서야 하는 거 아니냐. 하셔야 한다’고 하더라. 작년 KT와 마지막 타석이 끝난 후 지금까지 배트를 한 번도 안 잡았다. 잡을 기회야 많았지만, 잡지 않았다. 그냥 잡기 싫더라. 욕심이 들지 않았다. 내 은퇴식 경기에 광현이가 선발로 나서줘서 영광이다”고 돌아봤다.

또한 추 보좌역은 “오늘 아내가 시구를, 딸이 시타를 하는데, 내 은퇴식보다 와이프 시구가 더 긴장된다. 2~3번 정도 공 받아주고, 가르쳐줬다. 22년 동안 야구선수 남편과 살았으면 어느 정도 따라는 해야 하는데, 제대로 던질 수 있을까 걱정이다. 보는데 좀 웃기더라. 운동신경이 썩 좋은 건 아닌 것 같다”며 웃었다.

이날 ‘절친’ 이대호가 추신수 은퇴식에 맞춰 선물을 쐈다. 커피차를 보냈다. 훈련 전 그라운드에 커피차가 등장했고, 추신수와 모든 선수들이 즐겼다. 이대호는 은퇴식 선배이기도 하다. 추신수는 2022년 이대호 은퇴투어 때 롯데 선수단에 커피차를 보낸 바 있다.

추신수 보좌역은 “(이)대호가 나를 너무 잘 안다. 내가 눈물이 많고, 아무것도 아닌데 잘 운다. 오늘은 울고 싶지 않다. 이렇게 행복한데 왜 울까. 참을 수 있으면 참고 싶다”며 웃었다.

이어 “대호와 통화했다. ‘커피차 보내줘서 고맙다’고 했다. 대호가 ‘정말 오고 싶었는데, 스케줄이 너무 바빠서 미안하다’고 하더라. 괜찮다. 꼭 와야 축하하는 것도 아니지 않나. 마지막에 ‘울지 말고, 말 똑바로 해라’ 하더라. 난 진짜 안 울고 싶다. 웃으면서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다”고 재차 웃음을 보였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