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FC서울 미드필더 기성용(36)이 팀을 떠난다. 행선지는 포항 스틸러스다.
복수의 축구 관계자에 따르면 기성용이 서울을 떠나 포항에 새롭게 둥지를 튼다. 기성용은 25일 서울 구단을 방문해 마지막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기성용이 포항 유니폼을 입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그야말로 급물살을 탔다.
기성용은 서울의 상징과도 같다. 지난 2006년 서울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기성용은 2010년대 국내 대표 유럽파로 활동했다. 셀틱(스코틀랜드), 스완지시티, 선덜랜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이상 잉글랜드), 마요르카(스페인) 등 유럽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
2020년 여름 친정팀 서울로 복귀했고, 2021~2023년까지 세 시즌 연속으로 리그 35경기를 뛰며 주력 구실을 했다. 다만 지난시즌에는 부상 여파 등으로 20경기를 뛰었다. 이번시즌에는 시즌 초반 경기에 출전하다 지난 4월 부상을 입은 뒤 이탈했다. 최근 훈련에는 복귀했으나 그는 좀처럼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중원’ 리빌딩을 그리는 김기동 감독 체제에서 새로운 길을 알아보기로 했다. 그렇게 포항과 가까워졌다. 포항을 이끄는 박태하 감독은 과거 대표팀에서 수석코치와 선수로 사제 연을 맺은 바 있다. 기성용 측이 먼저 포항에 이적을 타진했고, 포항도 고민 끝에 받아들이기로 했다.
기성용은 협상 조건을 포항 측에 사실상 일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은 재정적 페어플레이(FFP)를 넘지 않은 수준에서 기성용의 연봉을 책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에서 받던 수준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기성용은 포항을 선택했다.
포항은 신광훈, 백성동, 김인성 등 베테랑 자원들에게 기회를 넉넉하게 부여하는 구단 중 하나다. 중원에는 오베르단의 파트너인 한찬희, 김종우 등이 계속해서 다치며 고심을 거듭했다. 최근에는 22세 이하(U-22) 자원인 김동진을 주로 기용하며 어정원, 신광훈 등을 활용했다. 기성용의 합류로 젊은 피가 많은 포항에 경험을 불어넣을 수 있게 됐다.
포항과 서울은 공교롭게도 오는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이적 절차가 빠르게 마무리되면, 기성용이 포항 유니폼을 입고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모습을 나타낼 가능성도 있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