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이종범(55) 코치가 KBO리그 현장을 떠나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감독직을 택했다. 시즌 중 코치직을 내려놓은 것도 이례적인데, 향하는 곳이 방송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법하다.
KT는 27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이종범 코치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구단 관계자는 “이 코치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라며 계약 해지를 요청했고, 구단은 이강철 감독과 협의해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백이 크지 않다. 박경수 코치가 이 코치의 빈자리를 채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종범 코치는 지난해 10월 KT의 새로운 외야 및 주루코치로 부임했다. 지난달에는 타격코치로 보직을 변경했다. 당시 KT는 “이종범 코치는 베테랑 지도자다. 선수단 능력 향상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전반기도 끝나기 전에, 팀을 떠나는 결정을 내렸다.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감독직을 맡기 위해서다.

KT는 “이종범 코치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시원하게 보내줬다. 그러나 전력 손실이 없을 수 없다.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매일 같이 순위가 뒤바뀐다.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KT는 27일 경기 전 기준 팀 타율 0.256, OPS 0.708로 리그 중위권에 머문다. 순위 상승을 위해서는 ‘타선 활약’이 필요하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부진한 선수들도 많고, 부상으로 이탈한 주축 선수들도 있다. 이럴 때일수록 타격코치의 역할이 중요했다.
그런데 중도 사임했다. 팀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봐야 한다. 더구나 팀의 성적과 성장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지는 것이 지도자의 ‘사명’인데, 이를 저버린 모양새다.

이종범 코치는 전부터 감독을 꿈꿨다. 감독직 공석이 발생할 때마다 후보로 언급됐다. 결과적으로 아직 감독 커리어는 없다. 혹시 이승엽 전 두산 감독처럼, 방송에서 대중성과 리더십을 입증한 뒤, 차기 KBO리그 감독직을 노리려는 포석일까.
또 논란 끝에 론칭한 ‘불꽃야구’가 여전히 흥행을 이어가는 중이다. 새 PD 체제로 다시 시작하는 ‘최강야구’가 인기를 얻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나친 모험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아무리 좋게 포장해도 ‘최강야구’는 예능이다. 실제 경기라 해도 수준이나 긴장감은 프로 무대와 비교할 수 없다. 프로 1군에서 타격코치를 하다가, 갑자기 예능으로 간다. 상황이 묘하다. 비판의 목소리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