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이미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곳곳은 ‘손흥민 홀릭’이다.
6일(한국시간) LA 땅을 밟은 손흥민(33)은 곧바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 FC의 홈구장인 BMO 스타디움을 찾았다. 차기 행선지인 LA FC와 티그레스(멕시코)의 2025 리그스컵을 관전했다.
LA FC가 2-1로 이긴 이날 장내 카메라는 VIP석에 앉은 손흥민을 포착했다. 전광판에 검은색 가죽 재킷을 입은 손흥민이 등장했고, ‘LA FC의 포워드 손흥민을 환영한다’는 자막이 실렸다. 홈 팬은 엄청난 환호성을 내뱉었다. 손흥민은 환한 미소로 손을 흔들었다. 이른바 ‘전광판피셜’로 손흥민의 LA FC행을 공식화한 것이다.
손흥민이 예상대로 LA FC 유니폼을 입고 선수 황혼기 새 도전에 나선다. LA FC 구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현지시간 6일 오후 2시(한국시간 7일 오전 6시) LA 다운타운에 있는 BMO 스타디움에서 중대한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P통신’은 구단 보도자료가 나간 뒤 ‘손흥민이 LA FC와 계약에 합의했다. 토트넘에서 LA FC로 이적이 완료됐다’고 속보를 냈다. LA FC는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영어와 한국어로 동시에 배포했다.
손흥민의 등번호인 ‘7’과 영문 ‘SON’이 새겨진 LA FC 유니폼은 이르게 현지에서 팔리고 있다. 그가 LA 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도 이 유니폼을 들고 마중 나온 팬이 있었다. 그의 LA FC 삶이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SPN’은 손흥민이 역대 MLS 최고 이적료를 기록한 선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LA FC가 지급할 이적료는 지난 2월 애틀랜타 유나이티드가 에마뉘엘 라테 라스를 영입하면서 지급한 종전 최고액 2200만 달러보다 많은 2700만달러(약 375억원)가 될 것이라 보도했다.

1996년 출범한 MLS는 초기 변방의 리그에 불과했으나 미식축구, 메이저리그, NBA 등 프로스포츠가 발달한 자국 시장의 스폰서 등을 활용해 몸집을 키웠다. 특히 빅리그 못지않은 축구 인프라를 앞세워 세계적인 스타를 영입했고 국제 경쟁력을 지닌 리그로 거듭났다.
현재 리오넬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 세르히오 부스케츠(이상 인터 마이애미)를 비롯해 여러 명성을 지닌 선수가 MLS를 누비고 있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손흥민은 MLS 연봉 3위의 세르히오 부스케츠(연간 120억 원)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을 전망이다.
한국인으로는 MLS에서 역대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LA 갤럭시), 이영표 해설위원(밴쿠버 화이트캡스) 등이 활약한 적이 있다. 현재는 정호연(미네소타)과 정상빈(세인트루이스), 김준홍(DC유나이티드), 김기희(시애틀)가 MLS 무대를 누비고 있다. 손흥민이 가세하면 이번시즌 5명의 한국 선수가 뛴다.
LA FC는 2018년 참가한 구단으로 한때 풀백 김문환(대전하나시티즌)이 몸담은 적이 있다. 현재 서부 컨퍼런스 6위를 달리고 있는데, 지난 6월 클럽월드컵 참가로 다른 팀보다 2~3경기를 덜 치른 상태다.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남아 있다.


독일 함부르크, 바이엘 레버쿠젠을 거쳐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10년간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다. 공식전 454경기를 뛰며 173골 101도움을 기록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만 333경기 127골 71도움이다. 그사이 아시아인 최초 EPL 득점왕 등 경이로운 기록을 쓴 데 이어 지난시즌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꿈에 그리던 커리어 첫 클럽 메이저 트로피를 품었다.
그는 토트넘과 방한해 지난 3일 치른 뉴캐슬과 프리시즌 친선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토트넘에서 이룰 것을 다 이뤘다”며 스스로 퇴단을 발표한 적이 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