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9월 안방극장은 그야말로 ‘레전드급’ 배우들의 귀환 무대다. 고현정부터 전지현, 이영애까지 이름만으로도 세대를 아우르는 세 배우가 한 달 사이에 나란히 복귀하면서 방송가의 기대감은 여느 때보다 높다.

먼저 포문을 연 배우는 고현정이다. 고현정은 지난 5일 첫 방송된 SBS 새 금토드라마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로 안방극장에 컴백했다.

작품은 20년 전 다섯 남자를 잔혹하게 살해해 ‘사마귀’라 불리게 된 연쇄살인마 정이신(고현정 분)과 그런 엄마를 증오하며 형사로 살아온 아들 차수열(장동윤 분)의 이야기를 다룬다. 정이신은 감옥에 갇혔지만, 23년 만에 그녀의 범죄를 그대로 따라한 모방살인이 벌어지며 이야기는 다시 불길하게 시작된다.

고현정은 ‘모래시계’의 상징적 이미지, ‘대물’의 카리스마, 그리고 ‘디어 마이 프렌즈’의 섬세한 연기를 넘어 이번에는 극단적 악역으로 시청자와 마주했다. 배우 경력의 또 다른 전환점을 예고하는 강렬한 복귀다. 고현정은 “‘사마귀’라는 작품 자체가 한 사람으로 좌지우지되는 드라마가 아닌, 모든 스태프, 배우분들, 감독님, 작가님과 한 마음이 돼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많은 분이 이 작품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전지현은 10일 방송되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북극성’으로 돌아온다. 전지현이 분하는 유엔대사 서문주는 세계 무대에서 신뢰를 쌓아온 외교관이자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이상주의자다. 그러나 대통령 후보 피격 사건을 목격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에 서게 된다. 국적불명의 특수요원 산호(강동원 분)와 함께 사건의 배후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국가적 진실과 개인적 신념이 충돌하는 격랑 속으로 뛰어든다.

‘엽기적인 그녀’의 신드롬, ‘별에서 온 그대’의 전성기를 지나, 전지현은 이번에는 강인하면서도 고요한 힘을 가진 여성 지도자의 얼굴을 그린다. 전지현은 “조용하지만 단단하고, 강인한 모습이 배우로서 도전할 수 있는 그런 캐릭터였다”며 문주 캐릭터에 매료된 이유를 전했다.

이영애는 오는 20일 방송되는 KBS2 토일 미니시리즈 ‘은수 좋은 날’을 통해 시청자와 만난다. 1999년 ‘초대’ 이후 26년 만에 KBS 드라마에 복귀하는 작품이다.

평범한 주부 강은수(이영애 분)가 가족을 지키기 위해 금기의 세계에 발을 들이는 과정을 그린다. 우연히 손에 쥐게 된 마약 가방은 은수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고, 그는 점차 평범을 벗어나며 위험한 선택을 이어간다.

‘대장금’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한류의 얼굴이 된 이영애는 이번 작품에서 한층 현실적인 인물에 도전한다. 이영애는 “작품이 주는 메시지에 마음이 끌렸다. 새로운 기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현정은 잔혹한 범죄자의 얼굴, 전지현은 국제 정치 무대에서 국가를 지키려는 지도자의 얼굴, 이영애는 평범한 일상에서 금기의 세계로 빠져드는 여성의 얼굴로 변모할 예정이다. 장르도 다채롭고 서사도 각기 다른 만큼, 세 레전드 배우들이 안방극장에서 어떤 존재감을 보여줄지 기대가 크다.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