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이소영 기자] ‘예측불허’. 한참 치열하게 진행 중인 페넌트레이스 못지않은 열기였다. 올해 역시 신인 드래프트의 열기는 가히 대단했다. 환호성과 탄식이 오간 현장이다.

17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6 KBO 신인드래프트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했다. 지명은 2024시즌 순위 역순인 키움-NC-한화-롯데-SSG-KT-두산-LG-삼성-KIA 순으로 이뤄졌다.

전체 1순위는 예상대로였다. 키움은 북일고 투수 박준현을 선택했다. 2순위 NC의 선택은 완전히 예상 밖이었다. NC가 유신고 내야수 신재인의 이름을 큰 소리로 호명하자 장내는 술렁였다.

애초 박준현에 충분히 견줄 수 있는 경기항공고 투수 양우진이 전체 2순위로 뽑힐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행사 당일 대구고 투수 김민준과 저울질을 하고 있다는 말도 돌았다. NC의 선택은 신재인이었다.

NC가 신재인을 선택하자 3순위부터는 긴박하게 흘렀다. 3순위 한화도 야수를 택했다. 유신고 중견수 오재원이다. 언제나 1라운드는 투수 강세다. 야수가 2~3번에 뽑혔다. 그 자체로 놀랍다. 그야말로 이례적인 장면이다.

다음 순번인 롯데는 동산고 투수 신동건을 호명했고, 대구고 투수 김민준은 SSG의 부름을 받았다. 무엇보다 선수들과 함께 단상에 오른 아버지들이 뜨거운 눈물을 보여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6순위 KT는 전주고 투수 박지훈을 지명했다. 이어 두산이 7순위로 마산용마고 외야수 김주오를 호명하자 장내는 또다시 크게 술렁였다. 무려 1라운드에만 세 명의 야수가 지명되면서 드래프트는 더더욱 미궁 속으로 빠졌다.

그런 가운데 LG는 뜻밖의 수확을 얻었다. 올해 신인드래프트 최대어 중의 하나인 양우진이 LG 순번까지 호명되지 않은 것. LG는 고민하지 않고 양우진 이름을 불렀다.

9순위 삼성의 선택은 서울고 투수 이호범이다. 이어 KIA와 트레이드를 통해 10순위 지명권을 얻은 키움이 전주고 내야수 박한결의 이름을 호명하자 장내에는 박수갈채가 쏟아졌고, 키움은 1라운드에서 특급 투수와 야수를 모두 품었다.

이후 11라운드까지 총 110명이 선택받았다. 야구예능 '불꽃야구' 출신 임상우가 4라운드에서 KT에 뽑혔고, 탬파베이 출신 신우열은 역시 4라운드에서 두산의 부름을 받았다. 얼리 엔트리로 나선 한양대 서준오는 3라운드라는 비교적 높은 순번에서 두산이 데려갔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