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하고 화려한 은퇴식 행사 끝
오승환, 어머니 얘기하며 뜨거운 눈물
21번 영구결번→3루 게이트 ‘21번 게이트’ 명명
선수단 헹가래, 오승환 마지막 인사로 마무리

[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 기자] 성대했고, 화려했다. 감동도 있다. 삼성 ‘끝판대장’ 오승환(43)의 은퇴식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KBO리그 KIA와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결과는 삼성 5-0 승리다. 같은 날 KT가 NC에 패했다. 이에 삼성이 정규시즌 4위를 확정했다.
이날 르윈 디아즈는 시즌 50호 홈런을 터뜨렸다. 역대 최초 ‘50홈런-150타점’ 달성이다. 오승환은 9회초 올라와 0.1이닝 무실점 기록했다. KIA 대타 최형우를 삼진 처리했다. 낭만이 넘치는 장면. 모든 게 완벽한 경기다.

끝난 후 오승환 은퇴식이 열렸다. 오승환 브이로그 영상으로 시작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1982년생 황금세대 멤버들이 깜짝 등장해 오승환의 은퇴를 축하했다.
오프닝 영상이 상영됐고, 오승환이 입장했다. 외야 가운데 펜스가 열렸고, 오승환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등장했다. 화려한 조명도 터졌다. 라이온즈파크를 가득 메운 팬들이 환호로 오승환을 맞이했다.
선수협 양현종 회장이 선물을 전달했고, 삼성 주장 구자욱도 선물을 건넸다. 이어 이종열 단장이 다시 선물을 안겼고, 류정근 대표이사가 마지막이다. 금으로 만든 트로피를 선사했다.
은퇴 축하 영상 편지가 상영됐다.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를 시작으로 메이저리그(ML) 시절 동료 야디에르 몰리나, 애덤 웨인라이트, 놀란 아레나도, 찰리 블랙먼, 한신 시절 함께 뛴 아라이 다카히로, 후쿠도메 고스케 등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삼성 코치를 지낸 오치아이 에이지 코치도 있다.

이후 오승환이 은퇴사를 읽었다. “내게는 정말 소중하고 특별한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야구, 가족, 삼성 그리고 팬 여러분들이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야구는 말로 다 할 수 없이 특별한 존재, 인생 그 자체였다. 공을 던지는 자체가 너무 즐거웠고 매 순간 행복했다. 프로무대 처음 올라 수많은 관중 앞에서 공을 던지던 그 순간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하다”고 말했다.
또한 “삼성은 매우 특별한 팀이었습니다. 고(故) 이건희 회장님과 이재용 회장님, 유정근 사장님 그리고 구단 관계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늘 함께 땀 흘리며 싸운 동료들, 그리고 늘 맞서 싸워준 상대선수들에게도 존경과 감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가족이다. “부모님과 형들은 나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했다. 아버지 사랑이 힘이 됐다. 돌부처 오승환은 아버지 덕분이다. 형들이 헌신해줘 야구에 집중할 수 있었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장인어른과 장모님도 항상 제곁을 지켜줬다. 힘든 순간마다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게 해준 것은 와이프와 아들이다”고 힘줘 말했다.
그리고 어머니를 말했다. “오늘 이 자리에 계셨으면 했던 분이 있다. 바로 하늘에 계신 어머니”라고 말하며 울었다. “늘 내 걱정이 먼저셨다. 누구보다 나를 믿어주셨다. 생전 좋아하시던 꽃도 더 많이 드리지 못한 것이 후회로 남는다. 오늘따라 유난히 어머니가 많이 보고 싶다. 하늘에서도 함께 보고 계실 거라 믿는다”고 했다.

끝으로 팬이다. “모두 팬 여러분 덕분이다. 끝까지 박수받기 위해 노력했다. 후회는 없다. 후회 없이 던졌고 후회 없이 떠난다. 삼성과 후배들에게 계속 아낌없는 사랑 보내주시길 바란다. 이제 유니폼을 벗지만, 여러분의 함성과 박수는 내 가슴 속에 남을 것이다”고 말했다.
고별 퍼포먼스가 이어졌고, 영구결번 행사가 펼쳐졌다. 현수막으로 가려놨던 21번이 모습을 드러냈다. 3루 출입 게이트는 이제 ‘21번 게이트’로 명명된다.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 친지들의 영상 편치가 나왔다. 가족들이 꽃다발을 전달하기 위해 나왔고, 유니폼을 반납하며 선수로서 마지막을 알렸다. 하현우의 축하공연도 이어졌다.
화려한 불꽃놀이가 이어졌고, 선수단이 오승환을 헹가래 쳤다. 그리고 오승환이 마지막 인사를 전했고, 은퇴식이 마무리됐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