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축구대표팀 홍명보호의 ‘캡틴’ 손흥민(33·LAFC)이 브라질전 그라운드를 밟으면 한국 축구 새 역사가 쓰인다.

손흥민은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하는 ‘삼바군단’ 브라질과 A매치 평가전 출격을 기다린다.

손흥민은 대선배이자 한국 축구의 ‘리빙 레전드’인 차범근 전 수원 감독, 홍명보 현 축구대표팀 감독(이상 136경기)과 A매치 통산 최다 출전 공동 1위를 기록 중이다. 브라질전에서 단 1초라도 그라운드를 누비면 역대 한국 남자 축구 A매치 통산 최다 출전 ‘단독 1위’가 된다.

2010년 12월30일 시리아와 평가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한 손흥민은 15년간 유럽 빅리그를 물론, 태극마크를 달고 꾸준히 정상급 활약을 펼쳐왔다. 지난달 10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멕시코와 평가전에 교체 투입돼 136번째 A매치에 출전한 적이 있다. 그사이 9명의 대표팀 사령탑을 거치면서 세 번 월드컵(2014 브라질·2018 러시아·2022 카타르)을 경험했다. 그리고 총 53골을 기록했다. 러시아 월드컵 역사적인 독일전 승리(2-0 승) 쐐기포 등 순도 높은 득점으로 가득하다.

부상 변수가 없는 이상 손흥민의 브라질전 출전은 유력하다. 그는 대표팀 공격수 중 가장 좋은 득점 감각을 지녔다. 지난달 A매치 득점 뿐 아니라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진출 이후 9경기에서 8골3도움을 기록 중이다. 물론 MLS 수비와 브라질은 비교불가다. 브라질엔 3선을 지키는 ‘캡틴’ 카세미루(맨유)를 중심으로 빅리거 수비수가 즐비하다. 하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만 10년을 뛴 손흥민의 관록 역시 만만찮다. 황희찬(울버햄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현역 빅리거 후배와 시너지를 그린다.

홍명보 감독도 그의 출격을 예고하며 미리 축하 메시지까지 전했다. 브라질전을 하루 앞둔 9일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이 경기에 출전하면 대한민국을 위해서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한 선수가 된다.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더 훌륭한 건 손흥민은 그동안 한국 뿐 아니라 유럽 등 (A매치 기간 소속팀을 오가며) 장거리 여행이 많았다.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그것만큼 솔직히 어려운 게 없다. 내 경기 수와 같지만 그런 점에서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남자 A대표팀 최다 출전 수를 지닌 것에 훌륭하게 생각하고 축하한다. 내일 좋은 경기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내가 가진 다른 기록까지 손흥민이 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동석한 손흥민은 “(대표팀 생활을) 15년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준 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옆에 계신 감독님과 더불어 차범근 위원께서도 대표팀이란 자리를 늘 영광스럽게 만들어주셨다. 태극마크 의미를 잘 받아들였다”며 “내일 경기에 출전한다면 좋은 경기, 재미있는 경기, 결과도 얻었으면 한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한국은 브라질과 A매치 역대 전적에서 1승7패로 열세다. 한국이 유일하게 이긴 건 1999년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 후반 종료 직전 김도훈의 결승골로 1-0 신승한 적이 있다. 당시 홍 감독은 선발 풀타임을 뛰었다.

손흥민은 A매치 136경기를 치르는 동안 브라질을 네 번 만났는데 모두 졌다. 특히 2022년 12월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격돌해 1-4로 패했다. 2년 10개월 만에 안방에서 설욕을 그린다. A매치 최다 출전 신기록과 더불어 ‘상암판 김도훈’ 신화까지 끌어낼지 지켜볼 일이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