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박준범기자] 손흥민(33·LAFC)은 좋은 축구, 멋진 축구를 다짐했다.

축구대표팀 홍명보호 ‘주장’ 손흥민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 A매치 평가전에서 선발 출전해 45분을 소화했다. 후반에는 벤치에 앉아 경기를 지켜봤다. 대표팀은 2-0으로 승리, 직전 브라질전 0-5 패배의 아픔을 일부 씻어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손흥민은 “크게 패하고 나면 선수들이 위축되고 부담감을 느낄 수 있는데 그럼에도 기회를 잡는 모습을 보면서 주장으로서 선수로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다른 팀이 어떻게 됐든 우리가 할 것들을 경기에서 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손흥민은 파라과이전 출전으로 A매치 138경기에 출전했다. 브라질전에서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 홍명보 현 축구대표팀 감독(이상 136경기)을 제치고 ‘단독 1위’에 올라섰다. 경기에 앞서 손흥민의 최다 출전을 기념하는 시상식이 열렸다. 차 전 감독이 직접 최다 출전을 기념하는 유니폼이 담긴 액자를 전달했다.

손흥민은 “어릴 때부터 얘기도 많이 듣고 우러러보던 분과 좋은 순간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다. 또 축구계 레전드에게 축하받을 수 있는 것도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 먼 길 와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해 45분만 뛴 뒤 오현규(헹크)와 교체됐다. 그는 “파라과이전의 경우에는 감독께서 미리 말씀을 해주셨다”라며 “몸 상태는 항상 90분을 뛸 수 있다. 아직 시즌을 치르고 있고 소속팀으로 돌아가서 또 중요한 경기가 있기에 배려해 주신 것 같다. 미리 얘기해주신다면 크게 문제 될 건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계속해서 스리백을 실험하고 있다. 수비에서는 실수도 나온다. 손흥민은 “스리백의 장점이 포백의 단점이 될 수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라며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는 포백을 가동했다. 동아시안컵부터 스리백을 가동하고 있는데 그때는 해외파가 없었다. 팀으로서 여러 가지 포메이션을 잘할 수 있는 건 분명한 플러스 요인이다. 당연히 시간이 오래 걸린다. 대화도 많이 필요하고 공부도 해야 한다. 서서히 맞춰가는 중이라고 본다”고 스리백 가동에 관한 생각을 말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는 8개월 남짓한 시간이 남았다. 손흥민은 “중점을 둬야 할 부분이 너무나 많다”라고 설명한 뒤 “디테일한 부분을 신경 써야 한다. 어떻게 더 과감하고 거칠게 경기에 임할 것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브라질전도 우리가 너무 상대를 존중해줬던 것이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또 우리가 맞아봐야 어떻게 안 아픈지를 알 수 있다. 그런 부분을 월드컵 전까지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이날 관중이 2만2206명에 불과했다. 손흥민은 “낯설다기보다는 오신 팬께도 우리가 감사한 마음을 표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우리가 또 해야 할 역할인 것 같다”라며 “추석 연휴가 길지 않았나. 우리가 또 좋은 축구, 멋진 축구를 펼친다면 팬은 또 분명히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생각한다. 책임감을 갖고 경기장에서 잘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