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암 치료 위해 한국생활

5세 어린이, 컨토션 매력에 빠져

아티스트의 꿈 이룬 기쁨 만끽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태양의 서커스-쿠자(이하 쿠자)’의 콘토션(Contortion)의 주요 배우 닌진 알탄호야크가 한국과의 남다른 인연을 밝혔다.

닌진은 15일 서울 송파구 종합운동장 내 빅탑에서 진행된 ‘쿠자’ 프레스콜에서 서커스 배우의 삶과 한국에 대한 애정을 밝혔다.

그가 공연 중인 ‘쿠자’는 제작·기술자 및 배우 등 총 145명이 한꺼번에 전 세계를 누비며 공연을 펼치고 있다. 42피트(1280.16㎝) 높이에 1600파운드(725.7㎏)으로 제작된 빅탑, 11m 높이의 하이 컨테이너 90개 등 무게와 규모가 큰 장치와 많은 인원이 함께 움직이기에 “이동하는 마을”이라고 말할 정도다.

이 중 한 멤버인 닌진은 두 명의 곡예사와 함께 컨토션 기술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준다. 팀워크로 만들어내는 조형적인 아름다움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집도 절도 없이 세계 방방곡곡을 떠돌며 사는 삶, 여러 장르 중에서 힘든 여정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닌진은 “컨토션은 몽골의 전통 예술”이라고 소개한 후 “다섯살쯤 TV에서 컨토션을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졌다. 많이 어렸지만, 엄마에게 컨토션을 하겠다며 서커스단에 데려다 달라고 말했다”고 ‘쿠자’에 합류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닌진은 기자의 질문에 유창한 한국어로 직접 대답했다. 한국에서 군 생활했던 아버지를 따라 이곳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덕분이다. 몽골로 돌아간 후 암 진단을 받아 한국으로 다시 건너와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지금은 완치돼 무대에 오르고 있다.

쉽지 않은 종목을 선택했지만, 예술가의 삶은 그를 건강하게 했다. 닌진은 “컨토션을 배우면서 너무 힘들었지만, 나 스스로 뿌듯하다는 마음이 더 크다”며 “‘태양의 서커스’는 아티스트들의 꿈이다. 열심히 서커스하면서 이 꿈을 이뤘다”고 전했다.

눈과 귀를 황홀함으로 빠뜨리는 ‘쿠자’는 12월28일까지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에서 공연된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