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전주=박준범기자] 불과 1년 전에는 상상하지 못한 우승 세리머니였다.
거스 포옛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는 정규리그 33경기 만에 K리그1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1년여 만에완전히 다른 결과지를 받아 들었다. 전북은 지난시즌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시즌 내내 부진했고 10위로 마쳐,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승강 플레이오프(PO) 무대를 밟았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은 구단과 감독, 선수단을 비판하는 ‘걸개’로 가득했다. 선수단을 향해 연신 목소리를 높여 각성을 촉구했다. 관중 수도 확 줄었다. 전북은 승강 PO에서 K리그2(2부) 서울 이랜드를 제압, 가까스로 ‘잔류’에 성공했지만 ‘명가’ 자존심을 단단히 구겼다.
포옛 감독 체제로 새롭게 재편한 전북은 10위로 추락한 지 한 시즌 만에 구단 통산 10번째 우승 금자탑을 쌓았다.
더욱이 전북은 33라운드 수원FC전에서 구단 역대 최단 기간(17경기) 만에 30만 관중(31만5105명)을 돌파했다. 이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2만1731명의 관중이 찾았다. 지난시즌 부진하며 다소 떨어졌던 관심도 자연스럽게 커졌다.
전북 팬도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도중 2위 김천 상무가 FC안양에 뒤지고 있다는 소식에 연신 환호성을 쏟아냈다. 경기가 끝날 때쯤에는 ‘파도 타기’ 응원도 펼쳤다.

우승이 확정된 뒤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가수 싸이의 ‘챔피언’이 흘러나왔다. 전북 팬은 모두 일어서 우승의 영광을 서로 나눴다. 포옛 감독은 곧장 팬께 다가가 박수를 보냈다. 전북 팬도 “포옛”을 연호했다.
이후에는 전북 선수단의 격렬한 춤사위가 벌어졌다. 응원가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특히 득점 세리머니로 댄스를 펼치는 이승우가 주도했다. 포옛 감독도 선수단과 함께 어울렸다.
포옛 감독은 “모든 스태프에게도 감사하다. 지난시즌 부진에도 믿고 응원해준 전북 팬께도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 클럽하우스 직원과 주방에서 일하시는 분까지 이 여정에 함께 한 모든 분께 감사하고 잊지 않겠다. 그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장 박진섭은 “여태까지 고생했던 것이 주마등처럼 잠깐 스쳐 지나갔다. 아직 실감이 크게 나지는 않는데, 그래도 주장으로서 내가 역할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칭찬하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beom2@sportsseoul.com

